업계 1위 놓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 향방은?

▲ 신한카드가 답보 상태를 겪는 동안 2위 삼성카드가 3위 현대카드와의 격차를 벌리고 신한카드를 맹추격하면서 카드업계 수위를 놓고 뜨거운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항상 1위일 것만 같았던 신한카드가 답보 상태를 겪는 동안 2위 삼성카드가 3위 현대카드와의 격차를 벌리고 신한카드를 맹추격하면서 카드업계 수위를 놓고 뜨거운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LG카드를 품에 안은 후 2008년부터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 없는 신한카드의 점유율은 최근 들어 하락세를 타고 있는 반면, 삼성카드는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면서 양사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개인과 법인을 합쳐 시장 점유율 19.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20.3%에 비해 0.6%p 하락한 것으로 LG카드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20%대가 무너진 셈이다.
 
반면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상반기 15.8%에서 16.1%로 올랐다. 둘 사이의 격차는 이제 3.6%p에 불과하다.
 
2분기만 살펴 보면 둘 사이의 격차는 더욱 줄어든다. 2분기 신한카드는 19.4%의 점유율을 차지, 점유율이 1분기의 20.1%보다 0.7%p나 하락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15.8%에서 16.4%로 점유율을 0.6%p 늘렸다. 2분기에는 양사의 격차가 3%밖에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체크카드 사용 실적을 포함해도 둘 사이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신한카드의 신용·체크카드 통합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19.8%에서 올해 상반기 19.4%로 0.4%p 감소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13.5%를 그대로 유지, 양 사의 격차도 0.4%p 줄어들었다.
 
이에 만년 2위 삼성카드가 만년 1위 신한카드를 잡기 위해 승부수를 던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신한카드의 1위 수성 전략에도 역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장 멈춘 신한카드, 1위 수성도 흔들
수 년 전만 해도 크게 앞서나가던 신한카드가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는 원인으로는 다양한 점들이 꼽힌다.
 
2008년 말까지만 해도 신한카드의 점유율은 30%에 달했다. 말할 것도 없이 신한카드는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이후 6년여 간 신한카드를 이끈 이재우 전 사장의 뒤를 이어 2013년 위성호 사장이 취임하고 나서도 이 같은 안정적인 체제는 순항했다. 하지만 카드업계 전반의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도 이 같은 안정적 전략을 고수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위성호 사장 취임 이후 신한카드의 점유율은 20%대 안팎을 유지, 거의 변동이 없다. 성장률은 1%대에 불과하다. 카드업계가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체크카드 사용액 증대, 핀테크 시장의 확산 등 다양한 변수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략은 수성을 위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삼성카드가 맹추격을 개시하고 지난해 말 하나카드와 외환카드가 합병하는 등 카드업계가 저마다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선 상황에서 이 같은 전략의 수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초 카드업계를 뒤흔들었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KB국민카드 고객들이 대거 이탈했음에도 거의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한 점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카드론과 가맹점 수수료 등의 인하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탐탁치 않은 상황이다. 반사이익을 크게 누린 삼성카드는 약진했고,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회복세에 접어든 상태다. 그 사이 신한카드는 대체 무얼 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위성호 사장 역시 최근 신한카드 창립 8주년 기념식에서 “금융업의 혁신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이에 맞춰 준비하고 실천할 것을 주문하는 등 능동적인 태도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잘 되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큰 적이자 리스크”라면서 “과감한 자기 혁신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한카드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핀테크 시장 강화다. 신한카드는 최초로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70만 고객을 확보한 신한 앱카드 등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도 필사적이다. 2200만에 달하는 고객들의 카드 사용 실적을 토대로 빅데이터 경영에도 주력하고 있다.
 
◆파죽지세 삼성카드, 신한카드 맹추격
 
▲ 반면 삼성카드는 현대카드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파죽지세로 왕좌를 넘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부터 올해 들어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 등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반면 삼성카드는 현대카드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파죽지세로 왕좌를 넘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부터 올해 들어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 등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삼성카드가 지난해 전년 대비 보여준 점유율 상승폭은 카드사들 중 최대다. 라이벌로 꼽혔던 현대카드가 점유율이 소폭 하락하면서 둘 사이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어느새 사실상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차이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차이와 별반 차이가 없어졌다.
 
여기에 확산 일로를 걷고 있는 삼성페이의 흥행도 삼성카드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페이 사용자의 30% 가량은 삼성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에서의 장악력을 유지한다면 아직 서비스 시행 초기지만 향후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
 
신한카드와 마찬가지로 빅데이터 전략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적합한 혜택을 맞춤형으로 연결해주는 삼성카드 링크(LINK) 서비스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 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3월 누적 발급 500만장을 넘어선 숫자카드도 삼성카드의 맹추격에 힘을 싣고 있다. 숫자카드는 소비 트렌드와 생계 단계별 카드 이용패턴을 바탕으로 실용적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로, 출시 당시의 혜택에 머무르지 않고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현대카드나 롯데카드와 달리 단점으로 꼽히는 캡티브마켓이 없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삼성카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다른 금융계열사와 금융복합점포를 통한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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