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집중 이견에 신한카드 독자 행보

▲ ‘모바일 가맹 신청 서비스’ 방식을 놓고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와 여신금융협회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서류로 진행되던 가맹점 신청과 접수 업무를 모바일 기기로 대체하는 ‘모바일 가맹 신청 서비스’ 방식을 놓고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와 여신금융협회 및 나머지 카드사들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독자적으로 연내 모바일 가맹 신청을 위해 서비스 개발에 몰두해 온 신한카드는 최근 관련 앱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가맹 신청 서비스는 종이 문서로만 진행되던 카드사들의 가맹점 신청·등록 업무를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전자문서로 대체하는 서비스다.
 
지난 달 15일 여신금융협회와 롯데카드·BC카드·하나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KB국민카드·NH농협카드 등 주요 7개 신용카드사들은 이르면 10월 부터 모바일 가맹 신청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명단에는 업계 1위 신한카드가 포함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신한카드의 독자 행보는 정보의 집중을 우려한 탓으로 풀이된다. 공동으로 서비스를 시행할 경우 가맹점들의 정보가 여신금융협회 한 곳으로 집중된다는 점에서다. 서비스 시행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신한카드는 이 같은 입장을 꾸준히 피력했고 결국 서비스 시행 발표 당시 명단에서 빠졌다. 신한카드-非신한카드 전선이 구축된 셈이다.
 
발표 한 달이 지난 현재도 화해의 징후는 없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대형 밴 사업자인 한국정보통신(KICC)와 앱 개발을 모두 완료하고 카드사와 밴 대리점들을 대상으로 홍보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금융협회 역시 수 일 내로 설명회를 열고 홍보에 돌입할 예정이며 내달까지 모든 작업을 완료하고 본 사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굳혔다.
 
얼핏 보기에는 독자 행보를 걷는 신한카드가 다수와 대척점에 선 모양새지만 신한카드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신한카드의 입장은 서비스 시행 취지와도 일정 부분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다.
 
자영업자들은 카드 단말기 설치를 위해 가맹점을 가입해야 하는데 가맹점 모집인과 밴 대리점을 통해 종이 서류를 작성하다 보니 정보 유출의 우려가 많았다. 일부 가맹점 모집인들이 가맹점주의 개인정보를 대부업체 등에 넘기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정보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2013년부터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업계는 모바일 가맹 신청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들이 공동 전선을 펴게 되면 가맹점들의 정보는 여신금융협회 한 곳에 모아지게 된다. 보안이 한 번 뚫리게 되면 정보 유출의 피해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신한카드는 이 같은 점 때문에 독자 행보를 굽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업계에서는 본질적으로 신한카드와 여신금융협회 간의 갈등 탓에서 양 측의 신경전이 불거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신한카드를 포함한 주요 8개 카드사들은 여신금융협회가 주도하던 IC카드 단말기 교체 사업을 위해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출연했지만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배제돼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한편 신한카드와 여신금융협회가 ‘투 트랙’ 행보를 걸으면서 자영업자들의 불편 해소는 화룡점정을 찍지 못할 전망이다. 서비스가 시행되면 각 카드사들에 모두 가입 서류를 제출해야 했던 것과 달리 일괄적으로 신청이 가능해진다. 더구나 모두 전자 문서로 대체되기 때문에 훨씬 편리하다.
 
하지만 신한카드가 독자 행보를 걸으면서 자영업자들은 한 번으로 끝낼 수 있는 일련의 절차를 한 번 더 진행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이미 양 측의 진행 상황이 상당한 만큼 완전한 통합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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