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투자금 회수도 ‘난항’ 겪을 듯

▲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가 상습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되면서, 연내 상장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네이처리퍼블릭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가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에 상습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실상 연내 상장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 상장 주관사인 대신증권은 정 대표가 구속되면서 오너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IPO 추진을 재개할 의지는 있지만, 만약 정 대표가 회삿돈을 횡령해 도박을 했다는 혐의가 입증될 경우 거래소 심사자체를 통과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이 무산될 경우 올해 초 상장 전 지분투자 형태로 대규모 자금을 부어 넣은 투자자들인 신한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 측의 자금 회수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는 50억원을, 유진투자증권은 1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연내 상장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결정된 투자였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실제 이들은 메르스 사태 등에 따른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6000억원대의 추정 시가총액을 적용했다.
 
현재로써는 상장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검찰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이고, 이들 투자자들이 상장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풋옵션 계약을 맺는 등 대비책을 세워놓았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심재철 부장검사)는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화장품 제조사 네이처리퍼블릭의 정운호 대표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대표는 ‘범서방파’ 계열 폭력조직의 알선으로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마카오와 필리핀 등지에 있는 불법 도박장에서 100억원대 도박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다.
 
더불어 검찰은 정 대표가 회삿돈을 빼내 도박자금으로 유용한 정황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애초 검찰은 한국인 원정도박꾼들을 해외 카지노로 끌어들여 도박판을 벌인 조직폭력배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가 정 대표의 상습도박 혐의를 포착했다.

이날 정 대표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포기하겠다고 밝히고, 도박혐의에 대해 인정했다. 다만 회삿돈을 끌어다 썼다는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대표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을 창업해 업계 1위로 성장시킨 뒤 LG생활건강에 매각, 2010년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을 재창업해 대표직을 맡아왔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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