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성에 요청서 발송…“범행에 쓴 물건 민간소유 납득 못해”

▲ 을미사변 120년을 맞아 한국 시민단체가 명성황후 시해 때 쓰였던 일본 낭인의 칼(히젠도)을 폐기하라는 요구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혜문스님
을미사변 120년을 맞아 한국 시민단체가 명성황후 시해 때 쓰였던 일본 낭인의 칼(히젠도)을 폐기하라는 요구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와 최봉태 변호사 등이 참여하는 히젠도 환수위원회는 히젠도(肥前刀) 폐기 요청서를 8일 도쿄의 일본 외무성으로 발송한 것으로 혜문 대표가 전했다.

히젠도는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 당시 경복궁의 황후 침전에 난입한 세 사람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도오 가쓰아키가 사용했던 칼이다. 이후 1908년 후쿠오카(福岡) 소재 구시다(櫛田) 신사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혜문 스님은 “구시다 신사의 히젠도 봉납기록에는 ‘조선왕비를 이 칼로 베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며 “도오 가쓰아키가 을미사변을 기념하기 위해 나무로 만든 칼집에 ‘늙은 여우를 단칼에 찔렀다(一瞬電光刺老狐)’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최봉태 변호사는 “히젠도는 범행에 사용했던 것으로 검찰이 압수해야하는 물건이지 사사로이 민간에서 소장할 물건은 아니다”며 “근대 법치국가 성립 이후 살인에 사용된 흉기가 압수되지 않고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사포커스 /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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