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개발형 해외건설공사 '활기'

국내 건설업체들의 자본력이 풍부해지면서 외환위기 이후 중단되다시피 했던 투자개발형 해외건설공사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투자개발형 공사는 직접 땅을 매입해 시공한 뒤 분양까지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시공만 하는 도급방식과는 다르다.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투자개발형 방식으로 수주한 공사금액은 9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년동안의 실적인 4억4천만달러를 이미 2배 이상 넘어선 것이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했으나 외환위기로 자금난에 빠지면서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 1996년 17억1천만달러, 1997년 18억7천만달러에서 1998년 1억7천만달러, 1999년 2억6천만달러로 위축된 데 이어 2000년, 2001년에는 아예 실적이 없었다. 2003년에 8천100만달러, 2004년 8천400만달러로 다시 기지개를 켰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급증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가 올해 수주한 대표적인 투자개발형 해외 사업으로는 대우건설, 경남기업, 동일하이빌, 코오롱건설, 대원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낸 9억달러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개발사업이 있다. 해외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이 다시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국내 건설경기가 위축돼 국내에서 활로를 찾기 힘든데다 국내에서는 매입할 토지가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 토지비용마저 비싸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업체들이 지난 몇 년동안의 국내 시장 호황을 통해 자본을 축적, 토지매입비 등이 2-3년동안 회수되지 않더라도 경영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김종현 기획실장은 "해외 부동산 취득이 100만달러까지 허용되고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해외에서의 투자개발형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 는 배경"이라면서 "그러나 투자개발형 사업은 실패할 경우 회사의 존립을 어렵게 할 수도 있는 만큼 충분한 시장조사 등을 거쳐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