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볼만한 곳 ①울산광역시 동구 등대로

▲ 대왕암 전경
울기등대는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건립된 등대다. 일제강점기인 1906년 3월에 처음 불을 밝혀 1987년 12월까지 80여 년간 사용했고, 2004년 울기등대 구 등탑이 근대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제 106호로 지정됐다. 구 등탑이 현역에서 물러난 뒤 바통을 이어받은 신 등탑도 곁에 서 있다.
 
울기등대는 대왕암공원에 있다. 신라 문무대왕의 비가 죽어서 용이 되어 잠겼다는 전설이 서린 대왕암을 중심으로 조성된 공원은 울기등대가 있어 울기공원이라 불리다가 2004년 명칭을 바꿨다. 울산12경의 하나인 대왕암 송림은 해금강에 버금가는 절경으로 꼽힌다. 수령 100년이 넘는 아름드리 해송 1만 50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기암괴석과 짙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등대는 이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 끝자락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공원 입구에서 등대까지 이르는 길은 여럿이다. 1km 남짓한 직선 포장도로가 최단 코스다. 하지만 빼어난 해안 절경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해안 산책로를 택하는 것이 좋다. 해안 산책로는 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길이니, 입구를 지나 포장도로로 직진하지 말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어느 쪽이든 30분 정도 걸린다.
 
구 등탑은 건립 당시 높이가 6.1m였으나 주변 소나무가 자라면서 등대를 가리자, 3m 증축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하지만 그 후로도 점점 울창해지는 송림 때문에 항해하는 선박이 등대를 식별할 수 없자, 바로 옆에 높이 24m의 신 등탑을 세웠다. 구 등탑 앞에 작은 벤치가 있으니 잠시 쉬며 등대를 감상하자.
 
앞뒤로 나란히 선 등대를 만난 뒤에는 대왕암공원의 하이라이트인 대왕암으로 간다. 등대에서 계단을 내려와 대왕교를 건너면 문무대왕 비의 호국 전설을 간직한 대왕암이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에 따라 경주 앞바다에 만들어진 문무대왕의 수중릉(대왕암)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투명하다. 대왕암 주변 노천 좌판에서는 해녀들이 잡은 해삼, 멍게 등을 바로 손질해서 판다.
 
▲ 일산 수산물 판매센터
해산물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대왕암공원에서 가까운 일산수산물판매센터가 좋다. 일산해수욕장 끄트머리에 자리한 수산물판매센터 1층에 수산물 직판장이, 2층에는 구입한 생선회를 가져가 상차림 비용을 내고 먹는 초장집이 있다. 일산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반달 모양 백사장이 아름다워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식당가와 숙박업소 등 편의 시설도 잘 갖춰졌다.
 
대왕암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슬도등대에 들러도 좋겠다.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거문고 소리처럼 들린다고 슬도(瑟島)라 불리는 섬에는 1950년대 말에 세운 무인 등대가 있다. 등대 앞 벤치에 앉아 파도와 바위가 들려주는 이중주를 즐겨보자. 드라마 〈메이퀸> <욕망의 불꽃>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등대를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고, 다양한 어종이 서식해 낚시꾼의 발길도 잦다. 대왕암공원 해안 산책로가 슬도까지 연결되고, 협소하나마 주차장이 있다.
 
울기등대와 연계해서 둘러볼 만한 곳으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를 추천한다. 울산 하면 고래 이야기가 빠질 수 없고, 고래 하면 장생포다. 고래잡이 전진기지로 사용된 장생포 일대에 조성된 고래문화특구에는 장생포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문화마을 등이 들어섰다.
▲ 장생포 고래 박물관
 
장생포고래박물관은 국내에서 유일한 고래 박물관이다. 1986년 포경이 금지된 뒤 사라져가는 포경 유물을 수집․전시하고, 고래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고래생태체험관은 수조 안의 돌고래를 볼 수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고래문화마을에는 장생포옛마을, 고래조각정원, 고래광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그중 1960~1970년대 장생포의 실제 마을을 재현한 장생포옛마을이 단연 인기다. 학교, 우체국, 사진관, 구멍가게, 선장의 집, 고래 해체장, 고래 착유장 등 당시 건물 23개 동을 실제처럼 만들었다.
 
▲ 장생포 옛마을
일정이 여유 있다면 장생포의 신화마을도 들러보자. 1960년대 석유화학단지가 형성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단 이주민촌으로, 울산을 대표하는 벽화 마을이다.

바다를 사이에 둔 울산 동구의 울기등대와 남구의 장생포가 이렇게 가까워진 데는 지난 6월 개통한 울산대교 덕이 크다. 이동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된 것. 울산대교는 세계에서 세 번째, 국내에서 가장 긴 단경간 현수교(주탑과 주탑 사이 거리가 1150m)다. 울산대교 개통에 맞춰 준공된 울산대교전망대에 오르면 울산시와 공단,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 태화강 십리대숲
 
여행의 마무리는 태화강 십리대숲에서 한다. 울산 시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태화강 변을 따라 4.3km에 대나무 군락이 이어진다. 시원한 대숲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당일 여행 코스〉
대왕암공원→울기등대→장생포고래박물관→고래생태체험관→고래문화마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대왕암공원→울기등대→슬도등대→일산해수욕장→울산대교전망대
둘째 날 / 장생포고래박물관→고래생태체험관→고래문화마을→신화마을→태화강 십리대숲
 
<주변 볼거리>
간절곶, 주전몽돌해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정리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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