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혜성 2개 충돌로 생성돼 …고무오리 모양 탄생

▲ 유럽우주국(ESA)의 혜성탐사선 로제타의 탐사로봇 필레가 착륙한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ESA
유럽우주국(ESA)의 혜성탐사선 로제타가 탐사 중인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 혜성의 탄생 원인에 대한 논문을 공개했다.
 
ESA는 이 혜성이 ‘고무오리’(rubber duck)를 닮은 특이한 형태가 된 것은 미니 혜성 2개가 충돌하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밝혔다.
 
ESA 연구진은 과학저널 ‘네이처’에 이 같은 원인에 대해 공개하며, 혜성 67P가 고무오리 형태가 된 것은 애초 따로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수㎞ 크기의 미니 혜성 2개가 태양계 형성 초기에 매우 느린 속도로 충돌해 합쳐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난해 11월 로제타호에 실려 있던 탐사로봇 필레가 착륙해 탐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 혜성은 고무오리 장난감을 닮은 형태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특히 이 혜성의 특이한 형태의 기원을 놓고 혜성 두 개가 충돌해 만들어졌다는 설과 애초 하나의 혜성이 오랜 기간 침식을 겪으면서 약한 부분이 많이 침식돼 현재 모양이 됐다는 설이 맞서왔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혜성 충돌설 쪽에 가까워지게 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로제타에 탑재된 오시리스(OSIRIS) 카메라가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들을 정밀 분석, 오리의 머리와 몸통 부분이 성분은 매우 비슷하지만 애초 별도의 미니 혜성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논문 저자인 이탈리아 파도바대학 마테오 마시로니 박사는 “사진을 분석해보면 머리와 몸통 부분이 각각 양파처럼 다른 방식으로 형성된 여러 층으로 돼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런 층이 표면 아래로 수백m나 이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진이 이 혜성의 지점별 자기장 방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몸통 부분의 자기장이 향하는 방향과 머리 부분의 자기장이 향하는 방향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역시 67P가 2개의 혜성이 충돌해 만들어졌음을 뒷받침한다.
 
혜성 하나가 지점별 침식 차이로 현재의 모양이 완성됐다면 전체적으로 자기장 방향이 하나의 중심을 향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마시로니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태양계 초기에 천체들이 느린 속도로 부드럽게 충돌해 특이한 모양을 형성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라며 “이 연구가 행성과 혜성,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김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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