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실적 정체에다 해외법인 실적도 주춤

▲ 오리온이 국내실적 정체에다 해외법인의 수익도 주춤하고 있어 근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사진 / 시사포커스DB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이 최근 중국시장에서의 가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두 발을 뻗지 못하고 있다. 국내 상황이 좋지 못한데다 베트남과 러시아에서의 매출이 생각보다 빨리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오리온에서 가장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국내 제과부문의 실적을 확인한 결과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4129억원, 영업이익 153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0.01%, 0.2%오른 수준이다.
 
◆ 베트남·러시아 시장 모두 정체기
▲ 오리온이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눈을 돌린 곳이 베트남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이지만, 실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사진 / 시사포커스DB

 
오리온은 국내제과시장이 성숙기에 들어가 시장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을 우려해 일찍이 중국시장 개척에 착수했다. 중국시장 매출은 2010년 기준 5247억원이었지만 4년만인 지난해 2배 이상 늘어난 1조1614억원을 냈다. 국내시장 상황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오리온이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눈을 돌린 곳이 베트남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이다. 러시아와 베트남에 각각 2003년, 2005년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두 법인 모두 제과류를 주력제품군으로 삼았다.
 
베트남 법인은 하노이와 호치민에 있다. 지난해 상반기 6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13억을 내는데 그쳤다. 매출 성장 둔화가 방증된 셈이다.
 
러시아의 경우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5%가 줄어든 287억원을 냈다. 루블화 가치폭락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 대대적 조직개편, 아직은 움츠려야할 때
 
오리온은 국‧내외 사업 모두 정체기로 접어들자 특약처방을 내놨다. 지난달 1일부터 한국본사 사장인 강원기 사장과 베트남 법인의 이경재 사장 자리를 맞교환했다. 일단은 국내 성적부터 올리고 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원기 한국본사 사장의 경우 2010년 선임됐는데, 이후 실적이 썩 좋지 못했다. 2012년 매출액 8207억원을 내며 최근 5년래 가장 높은 성적을 냈지만,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2년도와 비교해 8% 떨어진 7517억원이었고 순이익 역시 반토막 난 수준인 52억원에 불과했다.
 
다만 강 사장은 마케팅팀 차장과 부장을 거쳐 글로벌마케팅 부분장까지 지낸 마케팅통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 사장을 베트남으로 보낸 것은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베트남법인의 수익을 개선해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이경재 사장은 2007년 베트남 법인장에 오른 이후 8년 만에 매출액과 순이익을 각각 5배, 3배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이에 사장 맞교환을 통해 오리온이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가 국내 실적 강화와 베트남법인 쇄신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오리온이 지난 6월 이마트 전직 대표 허인철 부회장을 영입해온 것을 두고 향후 국내외 유사업체를 대상으로 M&A에 들어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허 부회장은 신세계 재직 당시 크고 작은 인수합병에서 기지를 발휘해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2008년 월마트코리아 인수, 2008년 드림익스프레스 매각, 2008년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부지 매입, 2011년 신세계와 이마트 인적 분할, 2012년 센트럴시티 인수 등을 이끌었다.
 
다만 오리온이 최근 홈플러스 인수의사를 밝혔다가, 다시 접었던 것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대규모 인수합병을 할 만큼의 여력은 없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애초 IB업계는 홈플러스 인수전과 관련해 오리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2790억원에 불과한 점을 두고 자금력에서 밀릴 것이라는 평가를 해왔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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