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권 사업 강화 등 공격적 행보로 시중은행 못지 않은 세 과시

▲ 최근 BNK금융·JB금융·DGB금융 등 지방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수 년간 급격하게 덩치를 불리면서 기존 시중은행들 못지 않은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BNK·DGB·JB금융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잇따라 퇴출되거나 합병되는 등 몰락했던 지방금융사들이 최근 들어 놀라울 만한 공격적 행보로 세를 불리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BNK금융·JB금융·DGB금융 등 지방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수 년간 급격하게 덩치를 불리면서 기존 시중은행들 못지 않은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선두 주자 격인 BNK금융은 당초 부산은행을 기반으로 한 BS금융그룹이 전신으로 지난해 경남은행을 품에 안으면서 사명을 BNK로 바꾼 케이스다. BNK금융은 지난 6월 기준 총 자산이 100조원을 넘어섰고 BNK캐피탈과 BNK저축은행도 순이익이 계속 늘어나는 등 웬만한 시중은행 못지 않은 자산 대비 수익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BNK금융은 93조원의 자산으로 8197억원의 이익을 거둬들여 310조의 자산으로 1조659억원의 이익을 기록한 KB금융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대구은행을 계열사로 둔 DGB금융은 지난해 농협금융으로부터 DGB생명보험(전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하면서 자산이 56조원으로 불었다. DGB금융은 DGB생명보험의 수익 증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순이익 2004억원을 기록, 지난해 연간 수익 2438억원에 이미 육박했다.
 
전북은행을 기반으로 하던 JB금융도 광주은행을 인수하면서 자산 40조원에 근접했다. JB금융은 광주은행의 실적 호조로 상반기 761억원의 수익을 거두면서 지난 2013년의 연간 수익 347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IMF 위기 이후 정부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기준으로 부실금융회사 정리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했던 지방은행들이 잇따라 쓰러졌던 상황과는 천지 차이다. IMF 위기 여파로 동화·경기·동남·충청 등의 5개 지방은행은 퇴출됐고 강원·충북은행은 조흥은행에 흡수 합병되는 아픔을 겪었다. 잇단 불안감 속에 지역 주민들의 자금은 대형 은행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됐고 지방은행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방은행들은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틈새 고객 공략, 지역 사회 공헌, 수도권 진출 등의 공격적인 카드를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특히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시중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로 시름을 앓고 있는 것과 달리 지방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권 사업 부문을 강화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호남·영남 등 지역 정서가 강한 지역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충성심 높은 고객들이 많다는 이점도 있다.
 
또한 지난 4월부터 가능해진 수도권 출점은 향후 지방금융지주사들의 세 불리기의 중대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방은행들의 수도권 진출을 허가할 방침을 밝히고 4월 정관 개정으로 이를 허용하자 지방은행들은 잇따라 수도권에 점포를 개설하고 있다.
 
기존에는 본점이 속한 도와 서울 및 6대 광역시에서만 영업을 할 수 있었다. 더욱이 최근 지방은행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강원과 충청 지역에도 진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지방은행들의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방은행의 설립 취지상 지나치게 점포 개설 가능 구역을 확대해줄 경우 시중은행과 차이가 없다는 ‘역차별’ 논란도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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