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75배 성장 전망…3조 상회할 것

▲ 세계적으로 가상현실(VR)이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VR산업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VR이 미래 미디어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IT·ICT기업들은 VR산업 선점을 위해 손을 뻗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 비롯한 국내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
 
전문가들은 VR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현재 3700만달러에 불과한 VR기기 시장 규모가 2020년 28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VR가 연동되는 콘텐츠 시장까지 더한다면 잠재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미디어기업 월트디즈니는 미국의 신생기업 전트(Jaunt)에 6500만달러(약 766억원)을 투자했다. 2013년 설립된 전트는 VR과 관련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다. 현재 VR기반의 영화와 그 외 컨텐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트는 지난달 21일에도 HCP로부터 2780만달러(약 326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가 선립된 뒤 투자받은 금액만 무려 1억달러를 상회한다.
 
24일 페이스북은 ‘360 비디오’ 서비스를 선보였다. 360도 비디오는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동영상을 재생할 때 모든 방향으로 화면을 돌리면서 감상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비스가 내년에 출시될 VR헤드셋 제품과 페이스북 컨텐츠를 엮는 첫 시도가 될 수 있다고 평한다.
▲ 페이스북이 360 동영상을 공개했다. ⓒ블룸버그
 
페이스북은 순이익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VR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분기 VR관련 연구개발비(R&D)로 11억7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를 훨씬 넘기는 수치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VR산업이 페이스북의 미래사업전략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커버그 CEO는 “가상현실은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한다”며 “10년 전엔 문자가, 지금은 사진과 비디오가 차지한 주요 컨텐츠 자리를 곧 다가올 미래에는 가상현실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가 ‘리프트’를 출시하면 본격적으로 VR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리프트는 구글의 ‘카드보드’나 삼성전자 ‘기어VR’과 같은 탈부착식이 아닌 일체형이다. 보조장치를 활용, 현실감을 극대화 할 수 있어 스포츠나 레저, 고사양게임에 적용가능하다.
 
노키아는 360도 회전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장비를 출시했으며, 소니는 가상현실 헤드셋 ‘플레이스테이션 VR’ 출시를 준비 중이다. 또, 소니는 기존 플레이스테이션과 연동해서 사용할 수있는 ‘모피어스’를 개발하고 있다.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는 게임 유통업체인 스팀 및 게임업체 밸브와 협력해 올해 하반기 바이브를 출시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라고 불리는 AR기기를 선보였다.
 
◆국내 VR업계 상황은?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IT업계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는 지난 22일 사람의 표정을 가상현실로 변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너리VR’에 약 4억7000만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오큘러스와 손잡고 기어VR를 출시한 바 있다. 기어VR은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4 등 고화질 스마트폰을 제품에 부착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6월 VR관련사 포브에 투자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VR중심 스마트폰 갤럭시O의 출시가 임박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LG전자는 G3 고객용으로 VR 제품을 출시했으나 판매는 하지 않았다.
▲ 삼성전자는 오큘러스와 손잡고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4 등 고화질 스마트폰을 제품에 부착해 사용하는 제품 기어VR을 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
 
국내 VR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한국VR산업협회’도 설립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LG전자·KT 등 106개 대기업이 참여한 이 협회는 2020년까지 100달러 시장규모가 예상되는 글로벌 VR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가 목표다.
 
VR기기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고 있다. 이날 한 오픈마켓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8월18일까지 VR관련 기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0% 증가했다. VR기기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수십만원을 넘어서던 기기 가격이 크게 낮아지면서 VR에 관심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에 나선 것이 이유로 풀이된다.
 
구글이 선보인 카드보드는 VR대중화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구글은 골판지 형태의 가드보드의 설계도를 공개했다. 이어 올해엔 조립 과정을 단순화하고 지원 가능한 단말기를 늘린 카드보드2.0도 선보였다. 소비자들은 카드보드를 구입해 조립한 후 자신의 스마트폰을 카드보드에 장착해 VR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카드보드는 다른 VR기기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중이다. 카드보드가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이유는 원가의 상당부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를 스마트폰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한 전문가는 “국내 업체가 VR산업 진출에는 늦었지만 VR 자체가 아직 태동단계인 점을 고려해 노력 여하에 따라 우리나라가 VR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 시사포커스 / 이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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