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일 콜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은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압박과 추세적인 경기상승에 대한 확신, 여전히 낮은 정책금리 수준 등을 언급하면서 콜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라는 돌발 악재와 집권여당의 되풀이되는 금리인상에 대한 비판적 언급, 하반기 경기부양에 나서기로 한 재정경제부의 입장 등을 고려하면 금통위가 한발 물러설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지만 이 총재의 발언에서는 `동요'를 찾아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콜금리 추가 인상의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셈이다. ◇ 콜금리 추가인상의 필요성 `변함없다' = 이 총재는 물가 문제에 대해서는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히 커지고, 지속되고 있다"고 표현, 압박강도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평가했다. 일부에서 예측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연평균 물가상승률 수치를 거론하는데 대해서는 통화정책의 초점은 현재의 물가수준이 아니라 "미래의 물가수준"에 맞춰진다고 잘라 말했다. 민간경제연구소 등에서 제기하는 경기하강 우려에 대해 이 총재는 "빠른 성장속도는 아니지만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정책금리가 "여전히 경기부양적 수준"이라고 언급, 중립적 수준에 미달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의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한은이 콜금리를 올리는 것은 문제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한은의 입장을 묻자 이 총재는 "콜금리는 7명의 금통위원들이 토론을 거쳐 합의해 결정한다"는 원론적 입장으로 답했다. 정치권이 왈가왈부하더라도 금리결정은 금통위 몫이라는 반론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 관망기간 길어질까 =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콜금리 인상의 랠리는 `콜금리 인상후 한달은 관망'이라는 공식이 적용되고 있다. 작년 10월 인상후 11월 동결, 12월 인상, 올해 1월 동결, 2월 인상, 3월 동결 등으로 마치 징검다리 건너 듯 일정한 템포를 유지해왔다. 그러다가 4월과 5월은 연속 동결조치가 취해졌고 6월에 인상이 이뤄졌다. 6월 인상후 7월 동결이 작년말과 올해초의 템포로 복귀해 8월에 인상조치가 취해질 것인지, 아니면 올해 2월 인상 이후 석달간의 관망기를 가졌던 것처럼 8월도 다시 쉬어갈 것인지 현시점에서 예단하기는 이르다. 북한 미사일 발사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금통위로 하여금 시장움직임을 좀 더 주도면밀하게 관찰하도록 만들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북한 미사일 발사라는 돌발악재가 예상외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다주고 경제주체의 심리지표를 더욱 악화시킬 경우 금통위의 관망기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한은의 주장대로 물가상승 압력이 고조된다면 선제적 콜금리 인상의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도 안되기 때문에 고민의 강도는 더 커질 듯 하다. ◇ 경기상승에 대한 확신이 관건..3.4분기에 판가름 = 한은은 하반기 경기상승의 속도둔화에 대해 소프트패치(일시적 조정)이며 내년부터는 다시 상승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상승속도의 둔화를 경기사이클이 정점에 가까이 다가섰음을 보여주는 시그널로 해석하며 경기하강으로 반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은은 그러나 가계의 부채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 민간소비지출이 쉽게 냉각되기 어려운 점, 수출이 여전히 견조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들어 경기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에 대한 확신이 굳어진다면 주저없이 콜금리를 올릴 수 있다. 그 시기는 3.4분기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경제는 곧 심리'라는 말대로 북한 미사일 악재로 인한 충격이 투자.소비심리를 급랭시키는 상황으로 치닫게 할 경우 콜금리 인상의 틈새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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