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이 위안화보다 비싸진 영향

지난해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을 앞두고 인기를 끌었던 위안화 예금 규모가 1년새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위안화 값이 비싸질 것에 대비한 환위험 관리용으로 출시됐으나 오히려 원화 값이 더 오르고 있어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위안화 예금 잔액은 6월말 현재 994만4천달러로 지난해 6월말 1천999만5천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위안화 예금이 출시됐을 때만 해도 판매 3일만에 100억원 한도를 다 채우는 등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단 두차례 판매 이후로는 추가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해 7월 2천만달러를 넘었던 잔액은 이후 11개월 내리 감소세를 보였다. 위안화 예금은 금리가 0.5% 수준으로 낮아 위안화 값이 쌀 때 미리 사두려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됐으나 지난해 7월21일 위안화 평가절상 이후 원화값이 오히려 위안화보다 비싸져 환위험 관리 기능이 약해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7월21일 1위안당 127.80원이던 원.위안화 환율은 10월 중순 131원선을 고점으로 한 채 하락세를 보였고 최근 117~118원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해 잇따라 위안화예금 판매를 추진하던 시중은행들도 추가 판매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위안화가 국제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마땅히 운용할 곳이 없는 데다 다른 통화와 스와프 등을 통해 헤지하기도 어려워 고스란히 보관비용만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위안화 실수요자를 위한 고객 서비스용으로 판매했으나 원화대비 위안화 가치가 1년새 10% 가량 떨어진 상태라 가입 문의는 없고 손절성격의 예금인출만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위안화가 대폭 절상되고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면 다시 수요가 형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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