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지입차주, ‘도색유지 확약서’ 진실공방 여전

▲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에 풀무원 지입차주 20명이 일반 관람객으로 위장한 뒤 입장해 풀무원 홍보관 부스 앞에서 구호를 외쳐 부스가 폐쇄됐다.ⓒ풀무원 페이스북
풀무원 충북 음성공장의 화물 위탁업체 지입차주 40명이 운송을 거부하고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풀무원 홍보관 부스가 폐쇄돼 그 배경에 이목이 쏠렸다.
 
22일 풀무원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지입차주 20명이 어제 오전에 일반 관람객으로 위장해 홍보관 부스 앞에서 구호를 외친 것 맞다”며 “옆에 다른 회사들 부스에서 항의가 들어와 잠정적으로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풀무원 물류 계열사인 엑소푸레쉬물류(주)의 위탁업체인 서울가람물류 및 대원냉동운수와 계약을 맺은 지입차주 40명은 지난 4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서울가람물류 및 대원냉동운수와 계약을 맺은 지입차주는 총 110명이고 이 중 70명은 이번 파업에 동참하지 않았다.
 
지입차주들은 지난 1월 풀무원 측과 파업종료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이후 풀무원 측이 합의서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파업을 실행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풀무원 측이 장시간 근로개선 등 12개 사항을 합의해 파업을 중단했지만 결국 이 중 일부가 지켜지지 않은 점, 지입차주들이 풀무원으로부터 식권을 지급받지 못한 점, 화물을 싣고 나르는 것은 풀무원 측 상‧하차 직원이 담당해야 할 일인데 지입차주들에게 전가한 뒤 사고가 발생하자 책임을 져주지 않은 점 등이 지입차주들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여기에다 풀무원 측과 지입차주들이 지난 3월 운송차량 외부의 풀무원 CI로고를 훼손하지 않기로 하고 어길 경우 지입차주가 페널티를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도색유지 서약서’를 체결한 것도 이번 파업의 요인이 됐다. 지입차주들이 차량 옆면에 ‘화물연대’라는 글귀가 새겨진 스티커를 달고 다닌 것을 회사가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지입차주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풀무원 측은 지난 1월 파업 종료 이후 화물 차량의 풀무원 로고를 지우고 백색으로 도색하겠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도색유지 확약서’를 작성하면 풀무원 로고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도색유지 확약서’에는 화물차량의 풀무원 로고를 현수막과 스티커 부착 등으로 훼손할 경우 ▲ 월 운송료의 2배 금액 지급 ▲ 3일 이내 원상복구 하지 않을 경우 3일 초과일부터 월 운송료의 1/30씩 과징금 배상 ▲ 운송원 교체(계약 해지) 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노조는 “풀무원은 현재 도색유지 서약서는 강요된 것이 아니라 운송 차주들이 자발적으로 사인해 스스로 제출한 것이라며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배차권을 가지고 사측이 화물 노동자들을 협박한 것이고 화물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서약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풀무원 관계자는 “그쪽(지입차주들)이 주장하는 것 완전히 사실 아니다”며 “1월 파업 종료 당시 그쪽에서 12가지 요구안과 함께 도색유지 확약서를 써서 먼저 가져온 것 확실하다”고 노조 측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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