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소시엄 구성 속속들이 윤곽 드러나

▲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열흘 가량 남겨둔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후보들의 윤곽이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다. ⓒ뉴시스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열흘 가량 남겨둔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후보들의 윤곽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21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인터파크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을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다양한 업종군을 자랑하는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편의점 업계 매장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CU의 가세로 또 하나의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됐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전은 4파전 구도로 치뤄질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당초 1곳의 컨소시엄만 사업자로 선정될 예정이었지만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복수의 사업자를 선정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후보들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모든 생활영역에서의 포괄적인 서비스를 모토로 삼은 인터파크 컨소시엄에는 다양한 업종군이 포진해 있다.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과 결제 부문의 NHN엔터테인먼트 뿐 아니라 IBK기업은행, 웰컴저축은행, NH투자증권, 옐로우금융그룹 등 금융권의 참여도 확정된 상태다. GS홈쇼핑과도 손을 잡았고 현대해상의 참여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다양한 업종 간의 시너지를 통해 금융·쇼핑·통신 등의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모델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인터파크와 GS홈쇼핑, BGF리테일이나 SK텔레콤의 11번가 등 유통업계의 참여 기업들이 사업 영역에서 일정 부분 겹친다는 점은 불안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사업 영역이 겹쳐서가 아니라 중복되는 부분들에 대한 교통정리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여전히 금융사 부문에 대한 보강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다음카카오 컨소시엄은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손을 잡았다. 조만간 몇 군데의 군소 후보들과 손을 잡고 정식으로 참여 기업들을 확정할 다음카카오 컨소시엄은 상대적으로 참여 기업들의 수가 적지만 각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기업들이기 때문에 파괴력도 그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9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운영하고 있는 다음카카오나 리딩뱅크 탈환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KB국민은행, 증권업계 순이익 1위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시너지는 다음카카오 컨소시엄을 대번에 최유력 후보로 올려 놓았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특성상 모바일 플랫폼이 매우 중요한데 다음카카오는 이미 이 부분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다음카카오는 국내 4000만명을 비롯한 2억명의 카카오톡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다음카카오의 ‘핀테크 잔혹사’는 걸림돌이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페이나 뱅크월렛카카오 등 핀테크 관련 사업을 수 차례 론칭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서비스가 없다. 은행업법상 제한 때문에 일단 다음카카오는 컨소시엄 지분 10%만 보유키로 했지만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고 나면 50%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다음카카오가 사업을 주도하는 방식에 대한 의문이 재연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교보생명과의 협상 결렬로 위기를 맞았던 KT컨소시엄은 재빠르게 내분을 마무리하고 주주구성을 마무리해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KT컨소시엄에는 교보생명 대신 들어온 현대증권과 일찌감치 협상을 마무리지은 우리은행을 비롯해 한화생명과 GS리테일,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다날, 포스코ICT, 이지웰페어, 얍(YAP), 8퍼센트, 인포바인 등 금융·결제·유통 분야 12개사가 참여를 확정했다.
 
KT컨소시엄 역시 인터파크 컨소시엄 못지 않은 다양한 업종군을 자랑한다. 특히 KT의 자회사인 BC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2600만여명의 빅데이터는 가장 큰 자산이라는 평가다. KT 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유무선 가입자들의 빅데이터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KT컨소시엄의 경우에는 탄탄한 고객 기반을 만들어줄 플랫폼 경쟁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쟁쟁한 대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3곳의 컨소시엄에 500V컨소시엄도 도전장을 던졌다. 500V컨소시엄은 500V와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정상화추진위원회 등이 참여한다. 500V컨소시엄은 소상공인 등의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겠다는 복안을 내세웠다. 500V컨소시엄은 확실한 타깃 설정을 무기로 과감한 도전장을 냈지만 금융사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전에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꾸준히 은행업에 대한 이해도를 요구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인가받는 은행이 된다. 금융당국의 점수표에는 사업계획 700점, 자본금 규모 100점, 주주구성계획 1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및 물적설비 100점 등 총 1000점 만점이며 사업계획에 포함된 혁신성에 250점이라는 가장 높은 점수가 배정됐다.
 
금융당국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이틀 동안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받고 올해 12월에 최대 두 곳의 컨소시엄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