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은행권 순차적으로 동참…내부 불만은 고조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한 대강의 계획을 짜고 내부 승인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역시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금융당국이 대출금을 3년 내로 갚을 경우 은행에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를 인하하라는 압박을 지속해 온 가운데, 은행권이 일제히 내달부터 중도상환수수료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한 대강의 계획을 짜고 내부 승인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발표 시기는 내달로 예상된다.
 
현재 은행권의 중도상환 수수료는 대체적으로 1.5% 수준이다. 이는 수시로 급변하는 금리에도 기존 대출자들이 더 좋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수 없게 만드는 일종의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우리은행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최대 0.8%p까지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신용·기타담보 대출에 대해 가계 대상으로는 0.7%로 최대 0.8%p 내리고 기업 대상으로는 1.2%로 최대 0.3%p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가계 부채 부실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담보 대출의 경우에는 가계와 기업 대상 모두 0.1%p 인하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돼 실효성 논란이 제기될 소지도 남아 있다.
 
신한은행도 조만간 상환 시점과 상품 종료에 따라 새로운 중도상환 수수료율을 마련해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고 NH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2008년 대출유형별로 0.7%에서 1.4%까지 차등화시켰던 KB국민은행 역시 추가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이 같은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바람은 지난 2013년부터 금융당국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수수료율 인하를 적극 유도해 온 데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실제 수수료율을 인하한 곳은 IBK기업은행 한 곳 뿐이었다. 기업은행은 지난 2월 1.5%의 중도상환수수료를 0.3∼1.0%p 인하한 바 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중도상환 고객들의 민원이 빗발치면서 은행들이 결국 압박에 무릎을 꿇는 모양새가 됐다. 최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의 움직임을 보고 미흡한 사항이 있다면 추가로 점검할 것이라는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내몰리듯 중도상환 수수료 인하 바람에 동참하게 된 시중은행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뜩이나 저금리로 예대마진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중도상환 수수료까지 인하하라고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상당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18개 시중은행이 거둬들인 중도상환 수수료 수익은 2471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수익은 지난 한 해 전체 수익인 3852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는 64% 수준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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