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의 희비, 내수와 수출 비중에 달렸다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GM대우차 등은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호조로 선전을 하고 있는 반면, 쌍용차와 르노삼성차 등 내수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 기아차, GM대우,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실적은 총 33만2916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에 비해 19.8%,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 22.6% 증가한 것이다. 내수는 8만9909대로 전달에 비해서는 18.6%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24.7% 감소했다. 수출도 24만3007대로 전달에 비해서는 20.3%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25.1% 감소했다. '재고물량 조절'이라는 극약처방 쓴 르노삼성차 완성차 5사 가운데 내수침체로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는 곳은 르노삼성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내수 6011대(SM3, SM5 포함), 수출 72등 총 6083대를 판매해 전달에 비해 11.2%,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9.4% 감소했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내수부진은 여타 경쟁업체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내수비중이 워낙 높은 반면, 수출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라 상대적으로 실적부진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 차종별로는 SM5가 4688대로 전달에 비해 14.5%,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5.0% 감소했으며, SM3는 전달에 비해서는 5.6%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무려 53.0%나 급감했다. 이처럼 내수침체 장기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2월부터 실시한 2교대 체제를 지난해 12월 초부터 1교대 체제로 전환했다.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르노삼성차로서는 생산량 축소를 통한 재고물량 조절이라는 극약처방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르노삼성차는 2교대 근무제 도입과 함께 생산라인에 투입했던 외부 용역업체 소속 생산인력 350명에 대해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의 생산능력은 2교대 체제 대비 절반인 연산 12만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르노삼성차와 함께 내수 의존도가 높은 쌍용차는 내수판매는 감소했지만,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위기를 탈피하는 모습이다. 쌍용차의 지난달 판매실적은 총 1만462대로 전달에 비해 4.7%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25.2% 감소했다. 내수는 8660대로 전달에 비해 6.9%,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4.1% 감소했지만 수출은 1802대로 전달에 비해 159.3%,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2.0%나 급증했다. 이 같은 쌍용차의 수출실적은 지난 2001년 수출망 독자 가동 후 월간기준 최대 기록. 특히 렉스턴의 경우 DI엔진을 장착한 뉴렉스턴의 서유럽 시장 출시 등에 힘입어 출시 후 월간 최대 수출실적인 1362대를 기록했다. 또 체어맨은 대형차 시장 선두를 유지하면서 1354대를 기록, 국내 대형차 시장 5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출 호조에다 '마티즈 효과' 덕 본 GM대우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실적은 내수와 수출이 모두 호전되며 총 16만6119대를 기록, 전달에 비해 19.6%,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6% 증가했다. 내수는 4만4578대로 전달에 비해 19.0%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22.0% 감소했다. 수출은 12만1541대로 전달에 비해 19.8%,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38.6%나 급증하며 수출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차종별 순위에서 뉴EF쏘나타는 7094대로 두 달 연속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했고 싼타페가 6223대로 2위, 아반떼XD가 6128대로 3위를 차지했다. 기아차의 지난달 판매실적은 총 8만2760대로 전달에 비해 42.9%,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1.1% 급증했다. 내수는 2만1659대로 전달에 비해 42.5% 급증했으나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21.1% 감소했다. 수출은 6만1101대로 전달에 비해 43.1%,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0.0% 급증해 수출 확대가 전체 실적의 견인차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처럼 판매실적이 호전되면서 지난 1월 20%선까지 추락했던 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24%로 높아져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GM대우차는 지난달 총 6만7492대를 판매해 전달에 비해 5.3%,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96.7% 급증했다. 내수는 9001대로 전달에 비해 27.0%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22.9% 감소했다. 수출은 5만8491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158.3%나 급증했다. 완성차의 경우 북미 및 유럽시장의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3만4319대를 수출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3.5% 증가했으며, 반제품(KD)의 경우는 중국, 인도, 태국, 베트남 등지의 현지조립 생산 물량 증가로 2만4172대를 수출해 무려 268.1% 급증했다. 이처럼 GM대우차의 실적이 호전된 것은 수출 호조에다 마티즈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마티즈의 경우 지난달 3855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2.3%, 전달에 비해 53.8%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2년 4월의 4723대 이후 1년 10개월만의 최고 판매기록이다. GM대우차는 "향후 정부가 추가적인 경차 혜택으로 경차 전용주차장 설치의무 등에 대한 법령을 입법 예고, 오는 5월10일부터 시행할 예정으로, 마티즈 판매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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