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행사일정 겹쳐도 여론 고려하면 출석할 듯

▲ 오는 17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과 관련해 정치권의 강도 높은 추궁이 예상된다.사진 / 시사포커스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는 17일 국정감사 출석과 관련해 정치권의 강도 높은 추궁이 예상되는 가운데, 같은 날 국제 행사 출석도 예정돼 있어 국감 출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롯데 사태’로 까지 확산되고 있는 반롯데 정서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신 회장의 이번 국감 출석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와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되는 ABC(Asia Business Council)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과 주제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은 당초 신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약속했던 날이다.
 
앞서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거쳐 신 회장을 비롯해 황각규 롯데그룹 사장 등 41명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국정감사 증인 참고인 출석의 건’을 의결했고, 이에 롯데그룹은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신 회장은 2012년에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적이 있지만, 해외 출장을 사유로 출석하지 않아 벌금을 낸 적이 있다. 이에 이번 국감에도 불참할 경우 롯데그룹을 향한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순환출자해소 오버액션 필요할 듯
 
정치권이 벼르고 있었던 만큼 신 회장의 국감 출석 여부는 그간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번 국감에서 롯데그룹의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 고리’에 대한 집중 포화가 예상되는 만큼 신 회장은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액션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최근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반롯데 정서가 악화되자, 급하게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약속했다.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불투명한 기업으로 낙인찍히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 지난달 26일 이봉철 롯데정책 본부 지원실장을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팀 장으로 앉히고 계열사 재무와 법무 담당 임직원 20여명을 실무자로 배치했다.
 
먼저 롯데는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진행했다. 지난 11일 호텔롯데는 IPO를 위한 대표주관사로 KDB대우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널을 선정했다. 공동주관사로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 증권, 골드만삭스증권, 노무라금융투자 등이 선정됐다.
 
이외에도 신 회장은 지난달 28일 개인 돈 358억 원을 풀어 롯데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제과 지분 1만9000주를 매입하면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34%가 해소됐다.
 
업계에서는 11월 말까지 장내‧외 매매를 통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80%까지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총 416개에 이르는 계열사 중 340여개 계열사의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지게 되는 것이다.
 
◆ 문제는 ‘한국어 실력’
 
또한 국감장에서는 ‘롯데그룹=일본기업’이라는 반롯데 정서 확산에 대한 지적도 잇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81개 계열사 중 28개 기업이 외국인 투자기업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신 회장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 역시 롯데로써는 걱정거리일 수밖에 없다. 국회가 비록 신 회장이 국감에서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통역을 둬도 좋다고 양해했지만, 현재의 국민여론을 감안하면, 신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이 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황각규 롯데그룹 사장이 조력자로 함께한다고 하더라도 여야 의원의 계속된 질문에 신 회장이 얼마나 원활하게 대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