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분양시장 작년보다 갑절 늘어...건설업체도 덩달아 바빠졌다

깊은 겨울잠에 빠졌던 분양시장이 봄을 맞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방 분양시장도 점차 기력을 되찾고 있으며 그간 신규 공급이 뜸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또 최근 대구, 속초, 익산 등에서 분양한 아파트에는 아직 열기라고 말하긴 이르지만 그런 대로 인파가 몰렸다. 건설업체들도 바빠졌다. 봄 분양 철을 앞두고 분위기가 호전되자 미뤘던 물량을 내놓기 위해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주인 기다리는 아파트 대거 쏟아져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닥터아파트 집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적으로 4만8천여가구의 아파트가 일반 분양된다. 이는 2월(1만8282가구)에 견줘서는 2.6배, 지난해 3월(2만2473가구)에 비해서는 2.1배 늘어난 양이다. 이 가운데 동시분양이 실시되는 서울, 인천, 오창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3만6706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경기도가 가장 많아 수원, 용인, 평택 등을 중심으로 모두 1만6302여가구가 분양을 기다리고 있으며 고속철도 개통과 행정수도 이전 등 개발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천안, 아산 등 충남지역은 예정물량이 4255가구로 경기 다음으로 많다. 경기지역 분양 예정지 환경 경남기업은 용인시 수지읍 성복동에서 816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33평형 262가구, 39평형 264가구, 48평형 290가구 등이다. 지난 11월에 공급된 엘지 수지자이 1차와 가깝다. 아직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단점이 있으나, 신분당선 연장이 계획되어 있고, 영덕~양재간 자동차전용 고속화도로도 개통될 예정이어서 교통 여건은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성복동 일대는 수원 이의동 행정새도시와 가깝고, 용인 수지지구와도 인접해 있어 아파트 대단지 띠를 형성하게 된다. 이수건설은 3월에 광명시 철산동 장미아파트를 헐고 아파트 255가구를 지어 조합원분을 뺀 23~46평형 55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지하철7호선 철산역이 걸어서 7~8분 거리에 있고, 철산대교를 통해 서부간선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성남시 금광동 검단·동우·보라아파트를 헐고 1098가구를 지어 이 가운데 24~44평형 326가구를 일반에 선보인다. 남한산성과 자혜공원이 단지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8호선 단대오거리역이 차로 10분 거리에 있으며, 단지 옆의 순환로를 이용하여 서울로의 진입이 쉽다 신명종합건설은 남양주시 호평지구 4블럭에서 399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평형별 일반 분양가구수는 35평형 291가구, 48평형 108가구다. 경춘선 평내역(2009년 개통예정)이 걸어서 15분정도 거리이다. 편의 시설로는 지구내 이마트가 입점할 예정이고, 구리 한양대병원, 천마산 자연휴양림, 서울리조트 등이 인접해 있다. 우미건설은 평택시 장당동 장당지구 5블럭과 15블럭에서 553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경부선 서정리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고, 평택~음성간 고속도로(동서고속도로) 송탄나들목이 차로 5분 안팎 거리에 있다. 인근 편의 시설로는 씨티마트, 중앙병원, 경기병원, 평택시청 등이 있다. 지구 인근에 효명중·고가 있고, 지구내에 초·중학교가 신설될 예정이다. 부동산 경기 얼어붙은 부산, 상용건설로 활기 찾아 부산은 지난해 11월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내수침체가 맞물려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위축된 지역이다. 지난해 12월 초 한 건설사가 동래구 낙민동에서 분양한 935가구의 초기 계약률이 10%를 밑돌 정도로 분양시장은 꽁꽁 얼어붙었었다. 미분양 물량도 많게는 70~80%를 차지하는 사업장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이제까지 분양 일정과 분양가를 확정하지 못하고 '눈치 작전'을 펴고 있었는데, 대규모 단지인 '쌍용 스윗닷홈'이 드디어 분양에 나선 것이다. 이로 인해 이번달에만 총 5709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어서 부산에서는 8개의 업체가 이번 달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신규분양 외에도 지난해 11~12월 이 지역에서 분양에 나섰다 고배를 마신 주택건설업체들이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미분양물량을 털어버리는데 주력할 계획이어서 모처럼 부산지역 분양시장이 활기를 띌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건설업체, 소비자 입맛 맞추기 바쁘다 올 봄 분양시장은 이슈와 테마가 바뀌었다. 사회적 추세인 웰빙 개념을 아파트 마케팅에 도입해 건설업체들은 친환경 마감재 사용, 공원 같은 단지 조성, 문화.취미시설 확충 등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기존의 테마를 겉모양만 바꾼 것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한 채라도 더 팔려는 업체들의 고육지책으로 받아들여진다. 4월 경부고속철도 개통도 분양시장을 이끌 새 이슈다. 고속철도 주변은 다른 곳보다 신규 주택수요가 많아 상반기 내내 분양시장의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고속철도 역사 가운데 천안아산역 주변에서만 상반기에 1만여가구의 새 아파트가 선보인다. 이처럼 호황기에 경쟁이 치열해 분양 받기가 만만찮은 단지에 대해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긴 안목을 갖고 내집 마련 계획을 세워온 실수요자들은 이번 침체기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실수요 찾기에 총력 기울일 태세 지난해 10.29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은 청약 관련 제도로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꾸었다. 따라서 청약시장의 축이 가수요에서 실수요로 급격히 넘어가고 있으며 업체들은 가수요에 의존하던 마케팅 전략을 버리고 품질과 가격으로 실수요 찾기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한편 투기과열지구에서의 청약 1순위 자격이 강화돼 최근 5년간 당첨 경력이 있거나 집이 두채 이상인 경우 1순위로는 청약할 수 없다. 무주택 우선공급자에게 분양하는 물량은 종전 50%에서 75%로 늘어났다. 분양가도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 같다. 분양가를 올릴 만큼 시장이 확 살아난 것이 아닌 데다 분양원가 공개 여론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다만 올 들어 철강재 등 건자재 가격이 급등해 분양가 인상 요인이 생긴 것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요즘의 시장 상황이 실수요자에게는 오히려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한 전문가는 "새 아파트로 옮길 꿈을 가진 수요자들에게는 지금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자금 여력이 있다면 적극 청약에 나서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성심 기자 lss@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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