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무성 독주 속 野 문재인에 안철수 도전

▲ 박대통령이 중국 방문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어느 때보다 숨 가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여야 대선주자들이 그들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박대통령이 중국 방문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어느 때보다 숨 가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여야 대선주자들이 그들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이후 새누리당의 유일 대권주자로서 쐐기를 박으려는 김무성 대표와 당내 혼란을 수습하는 데 안간힘을 쓰는 한편 이슈 선점을 통해 여권으로부터 주도권을 탈취하려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양강 체제로 차기 대권 구도가 흘러가는 가운데 이를 뒤흔들기 위해 비노계와 공동전선을 펴는 안철수 의원과 아직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지 않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이제 반환점을 돈 박대통령 임기 시점에 불구하고 각 대선주자들은 벌써부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여야 대표, 이슈마다 엎치락뒤치락 기 싸움
 
김무성 대표는 지난 7월부터 대규모 방미수행단을 이끌고 워싱턴 정가를 방문하고 미국의 6.25 참전용사에 대한 ‘큰절’ 등 보수층 결집을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하며 일찌감치 독보적인 대선 행보를 보여 왔다.
 
또 김 대표는 청와대에서 강조한 4대 개혁에 적극 나서 협조하는 한편 본인만의 차별화된 정책으로써 ‘상향식 공천제’ 도입을 주장하며 이를 정치개혁의 전기로 삼고자 하고 있다.
 
이밖에 대한민국의 ‘통합’을 강조하며 이를 저해하는 요소로 부정적 시각을 가진 우리 역사 교과서를 꼽아 역사 과목에 대한 국정교과서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박대통령이 방중에 나선 2일 정기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그간의 이런 입장들을 정리해 미래 청사진을 내놨는데 먼저 김 대표는 4대 개혁 중 가장 시급한 과제인 노동 개혁을 거론하며 “노동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특히 청년들을 위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정치 개혁 부문에 있어서도 “한국정치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보스정치 계보정치 충성서약정치를 일소하는 유일하고 근본적인 처방은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라고 강조한 뒤 “국민공천제 도입을 논의하기 위한 양당 대표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열자”고 제안했다.
 
이는 지난달 5일 문 대표가 선제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권역별 비례대표제 ‘빅딜’ 제안이라는 의외의 수를 두자 이를 상쇄하기 위해 김 대표가 우선 빅딜 거부 의사를 밝히고 300명 의원 정수가 고정된 상황에서의 ‘비례대표 의석 수 감원 및 지역구 증원’과 야당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의제로 일괄타결을 제안해 선거 룰의 주도권을 가져오고자 하는 과정에서 ‘비례대표 의석 수 감소’에 집중돼 일시적으로 여야 정치쟁점에서 소외됐던 ‘오픈프라이머리’를 김 대표의 차별화 전략으로 재차 강조하기 위해 나온 발언이라 비쳐지고 있다.
 
아울러 유승민 사태로 불거졌던 당내 친박‧비박간 내홍을 정리하며 드러낸 리더십을 비롯해 박대통령이 강조하는 4대 개혁과 통일 구상에 협력해 나가면서 여권 유일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혁신위를 내세워 환골탈태하겠단 의지를 보여주고자 지속적으로 시도해왔고 여권의 공세에 대응해 통일정책에 있어선 ‘경제통일론’을 제시하고 안보에 있어선 새누리당보다 발빠르게 움직여 지뢰도발 장병 위문에 나서고 처음으로 대북규탄결의안을 채택하며 여당과 한 목소리를 내며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등 기존 여당에서 갖고 있던 ‘안보정당’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모색했다.
 
그러면서도 경제 정책에 있어선 정부의 ‘임금피크제’ 안을 ‘일자리 나눠먹기’라 비판하는 한편 야당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득 주도 성장론’을 제시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높아져 수출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소득 진작으로 소비를 활성화하며 내수 확충에 나선다는 복안을 드러냈다.
 
또 김 대표의 방미 행보에 대응해 문 대표는 지난 26일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와 만나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한편 같은 날 추궈홍 중국 대사와도 환담을 가지며 중립적 입장을 취한다는 면모를 부각시킨 뒤 10월 중국 방문 일정도 잡아 ‘한반도 경제통일론’ 실현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문 대표가 여전히 주도권은 잡고 있지만 내부는 여전히 정리되지 못한 채 어수선한 분위기다. 당내 비주류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당 혁신위원회 종료 시점(오는 16일)에 맞춰 문재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2일 문 대표는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해 강행돌파하면서도 총선승리를 위한 단합을 강조하며 ‘선당후사’를 내세우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13일 유승희 최고위원이, 지난달 23일엔 주승용 최고위원이 복귀하는 등 문 대표는 내홍 수습에 나서왔으나 전날(1일)에는 박주선 의원이 추석 전 탈당을 암시하고 비노계 의원들이 지도부 책임론을 언급하는 등 당내 계파 갈등을 여전히 일소하지 못해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 복귀한 주승용 최고위원조차 지난달 31일 “국민들은 야당도 무능하긴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있다”며 “우리 당의 내년 총선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쓴 소리를 쏟아내 당 지도부에 위기감을 더했다.
 
◆ 안철수, 재기 위한 도약…비노계 날개 달아줘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는 1일 공정성장론 중간 점검 토론회를 개최해 박원순 서울시장, 김한길 전 대표, 박영선 의원 등 비노계 인사들과 함께 공정성장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한편 문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발언도 내놨다. ⓒ뉴시스
 
이런 와중에 한 때 차기 대선후보로서 문 대표와 야권 통합후보를 놓고 갈등해왔음에도 여전히 신당이나 탈당을 택하지 않고 당내에 남아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안 의원은 당내 대표적 비노계 인사인 박지원 의원과 달리 호남을 주축으로 하는 전통적 야권 인사도 아니다보니 그간 운신의 폭을 넓히지 못한 채 현 지도부에서 한 발 물러나 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중 새정치민주연합이 국가정보원의 스마트폰 해킹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월 17일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며 전문성을 고려해 위원장직에 안 의원을 임명하면서 작년 7.30 재보선 참패 책임을 지고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동반 사퇴한 이래 오랜만에 공식 활동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그가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을 맡는 동안 지난 19일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유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을 때조차 민간인 해킹 의혹에 대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한 채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으로 방향을 틀며 모처럼 집중된 스포트라이트를 활용하지 못하고 용두사미로 끝맺고 말았다.
 
이후 안 의원은 지난 28일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나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주장하는 한편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국회선진화법 개정과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일괄타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그간 내지 않았던 목소리를 높이며 국민정보지키기 위원회에서 놓친 기회를 만회하고자 애쓰고 있다.
 
특히 안 의원이 주장한 중‧대선거구제는 현재 여야 화두인 비례대표 논의와 달리 양당구도가 아닌 다당구도가 필연적인 만큼 당내 입지가 약한 안 의원이 여야 대선주자로 양당 대표가 굳어져 가는 현 상황을 타개하고자 내놓은 와일드카드란 일각의 의견도 있다.
 
아울러 안 의원은 1일 ‘공정성장론’ 중간 점검 토론회를 열고 문 대표의 ‘소득 주도 성장론’에 대해 “성장론으로서 약점이 있으며 불충분하다”고 혹평하는 한편 경제통일론엔 “범위를 확장해 동북아 경제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며 보다 거시적인 주장을 펼쳐 차별화를 꾀했다.
 
안 의원이 제시한 공동성장론은 공정한 제도와 정책을 통해 혁신이 일어나고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 되는 경제시스템으로 혁신성장, 공정분배, 생산적 복지 3대 요소가 핵심이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국세기본법 개정을 통해 이뤄질 계획이다.
 
이날 안 의원의 토론회에는 비노계 중진들인 박원순 서울시장, 김한길 전 대표, 박영선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 해 문 대표에 대한 공동전선을 펴고 있단 걸 보여줬다.
 
김한길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전날 문 대표가 “당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는 발언과 관련해 “더 큰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 안타깝지만 제1 야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반박하며 토론회 직후엔 “지금 의원들이 몇 명만 모여도 이대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 걱정을 많이 한다”고 노골적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박영선 의원도 2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에 대해 “브랜드와 잠재력이 살아있다”고 평가하며 “21세기는 기술혁명 시대인데 이와 맥이 닿아있는 정치인 중 한 분으로서 이런 브랜드를 키워간다면 앞으로 여러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고 힘을 실어주는 한편 또다른 비노계 인사로서 칩거 중인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지나보니까 그만한 사람도 찾기 힘들다.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며 러브콜을 보내 비노계 결집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탈당했던 정동영 전 의원도 합류할 것으로 점쳐지는 천정배 신당까지 추석 전 내주 출범을 앞두고 있어 전날 “분당은 없다”는 문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야권의 내홍은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관측된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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