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열리는 3가지 산 넘고 남아공 월드컵 간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각각 거스 히딩크 감독과 딕 아드보카드 감독을 보좌했던 핌 베어벡 코치가 한국 대표팀의 신임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됐다. 베어백 신임 감독도 모르게 비밀에 부쳐지다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협회는 베어백 코치에게 의견을 타진, 합의를 이끌어 냈다. 누구보다 한국 선수들을 잘 알고, 두 명의 훌륭한 감독을 보좌하면서 생긴 노하우도 감독 취임에 일조했다는 견해다. 베어백 신임 감독은 한국의 정신력과 네덜란드의 토털사커를 접목한 새로운 퓨전 스타일의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전술의 실험은 베어백 감독이 임기 중 치러야 할 3가지 주요 국제대회에서 증명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내년 7월에 있을 2007년 아시안컵,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이 바로 그 것.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베어백 신임 감독은 실질적 목표인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을 기회가 열리게 된다. 비록 3개 대회 모두 아시아를 무대로 하고 있지만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은 유독 한국과 인연이 없는 대회다. 올림픽 예선 역시 호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가입으로 인해 예전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베어백 감독, 한국식 토털사커 하겠다. 베어벡 감독은 2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5개월간은 아시안컵 축구대회 본선에 진출하는 게 우선"이라며 "아시안컵 결승까지 진출해 우승을 하는 게 2007년의 최대 목표"라고 밝혔다. 베어벡 감독은 올해 4차례 아시안컵 예선전과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치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내년에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예선전도 치러야 한다. 대표팀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 이후 무뎌진 정신력으로 인한 혼란으로 2003년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오만 쇼크'를 당하는 등 지독한 월드컵 4강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런 이유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과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잇따라 경질되면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는 외신의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베어벡 감독 역시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하는 과제는 대표급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시 한번 다잡고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눈에 띄는 경기력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대비한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대표팀을 운영해야 하는 만큼 21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부터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은 물론 성인대표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선수 파악도 서둘러야 한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과 이번 독일월드컵을 통해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베어벡 감독으로선 도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예선에 대비해 21세 이하 선수들의 파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 감독은 또 K-리그 및 대학팀 지도자들과 협력 할것은 협력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혀 국내 지도자들과 연대의식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그렇다면 사실상 대표팀 사령탑 경력의 첫 포석을 놓게 되는 베어벡 감독은 어떤 축구를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까. 베어벡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네덜란드에서 축구를 접하고 배웠다"며 "히딩크 감독 및 아드보카트 감독이 보여준 모습과 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한 압박을 통한 '토털사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은 "네덜란드식 축구는 구성원들의 자질이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 뛰어난 체력을 가지고 있지만 유럽에 비해 떨어지는 한국 선수들의 기본기에 대한 걱정을 내비쳤다. 결국 베어벡 감독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한국식 축구와 네덜란드식 축구를 결합하는 것"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해외 지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하는 한국 선수들의 뛰어난 정신력과 체력에 네덜란드식 '토털사커'를 접목하겠다는 의도다. 이미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아드보카트 감독이 강력한 중원압박과 체력을 앞세워 상대 팀을 힘들게 했던 방식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홍명보 코치 등 카리스마가 뛰어난 국내 코칭스태프의 영입을 통해 선수와 유대감을 넓히면서 험난한 일정을 헤쳐가겠다는 복안이다. 대표팀 세대교체와 새로운 얼굴의 등용 등 시급한 과제를 앞둔 베어벡 감독이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펼쳐보일 수 있을 지 축구팬들의 기대는 날로 커지고 있다. ◆베어백이 넘어야 할 3가지 ‘산’ 사상 최초로 중동에서 열리는 도하 아시안게임은 베어벡 감독은 물론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있어서도 놓칠 수 없는 대회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은 아시안 게임 금메달이 목표다.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선수 전원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직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노렸으나 준결승에서 이란에게 승부차기로 패배, 동메달에 그친 바 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박주영과 이호 백지훈, 김영광, 조원희, 김진규 등 월드컵에서 뛰었던 6명에 23세 이상 3명이 가세할 경우 우승 1순위로 손색이 없다는 분석이다. 박주영과 백지훈 김진규는 카타르국제청소년대회를 통해 현지 무대에도 익숙한 편이다. 따라서 부산 아시안게임처럼 한국을 맞선 상대국들이 수비 위주의 경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극복하는가의 여부가 우승의 해법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밀집 수비에 대한 공략법이 필요하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내년 7월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 열리는 2007년 아시안컵에 참가한다. 아시아 축구의 최정상을 가리는 최고 대회인 이번 아시안컵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와 하계올림픽을 피해 한 해 앞당겨 치러진다. 한국은 아시안컵을 통해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성인대표팀의 발전상을 확인하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의 판도를 미리 내다볼 수 있다. 또 아시아의 맹주를 자랑하면서도 1960년 이후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악연마저 떨쳐야한다. 무엇보다 이번대회 우승팀은 2009년 남아공에서 벌어지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아시아대표로 참가할 수 있어 태극전사들의 국제경기 경험을 강조한 베어벡 감독에게도 반드시 우승이 필요한 대회다. 아시안컵이 끝나면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이 2007년 하반기에 1차 예선이 시작되며, 2008년 초에 최종예선이 열린다. 본선에 총 16팀이 참가하는 탓에 아시아에서도 3장만의 티켓이 배정됐다. 당연히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이란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아시아 축구 강국에 쿠웨이트와 카타르 등 청소년 무대에서 강한 중동 국가들까지 가세할 예정이다. 최종예선은 월드컵 최종예선보다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평이다. 히딩크와 아드보카드 감독을 보좌하면서 큰 무대를 경험했던 팸 베어백 신임 감독. 그가 강조한 것처럼 한국식 퓨전축구가 어떤 모습일까. 그 궁금증은 아시아에서 열리는 3번의 대회에서 보여 질 것이다. 그가 이 3번의 큰 산을 무사히 넘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진출할지 아니면 중간에 좌초될지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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