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日 정서 해소냐, 기업지배구조개선 비용 마련이냐

▲ 호텔롯데의 주관사 후보자들이 시가총액을 20조원 안팎으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롯데그룹의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호텔롯데의 주관사 후보자들이 시가총액을 20조원 안팎으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모가를 낮춰야 하는지 올려도 되는지를 두고 롯데그룹의 고민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가치는 영업가치와 비영업가치로 나눠 산정된다. 호텔롯데 자체의 영업가치는 주력사업인 호텔사업과 면세점사업 등을 토대로 매겨진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호텔롯데 매출의 86%와 매출총이익의 90.9%를 차지하고 있어 핵심 사업 군으로 꼽히는데,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텔롯데 그룹 자체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비영업가치는 호텔롯데가 보유한 지분과 부동산 등 기타자산을 포함한다. 현재 호텔롯데는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손해보험 등 상장사 지분과 롯데물산, 롯데건설, 롯데캐피탈, 롯데리아, 대홍기획 등 비상장사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호텔롯데의 IPO(기업공개)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시가총액을 20조원대로 책정한 것을 두고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롯데그룹을 향한 국민들의 반일기업 정서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는 점에서 공모가를 마냥 올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만약 개인투자자들이 이번 공모주 투자에서 실패할 경우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공모가를 과도하게 낮추기도 어렵다. 호텔롯데의 공모자금을 향후 기업지배구조 개선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당장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7조 원 가량의 자금이 확보돼야 한다. 이에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밸류에이션 산정을 두고 고민에 빠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기업공개 당시 공모가 산정에 실패한 적이 있다. 당시 확정 공모가가를 40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상장 첫날 종가가 40만원을 살짝 웃돌더니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8일 기준 종가가 26만 8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공모주에 투자한 투자자는 원금의 절반가량을 날린 셈이다.

이번에 증권사들이 책정한 시가총액 20조원을 기준으로 이 중 20~30% 정도를 신주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롯데그룹은 약 4조~6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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