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의 학교교육 내실화 방안 발표 이후에도 서울시내 일선 인문계 고교에서 성적별 우등반 편성, 특기적성교육의 국·영·수 보충수업화, 0교시 수업 시행 등 편법 입시교육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최근 서울시내 인문계고 30여 개를 무작위 표본추출해 자체 조사한 결과 M여고, D고, K고 등 대부분의 학교가 특기적성교육을 악용해 수능대비 문제풀이 등 강제적 보충수업을 하고, 0교시 수업을 방송수업으로 변칙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D고, H여고 등은 학년별로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반강제적으로 모아 2~3학급의 우등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 학교들이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학중 80~100시간의 보충수업을 강제 시행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학교별로 연간 약 300만원이 지급되고 있는 특기적성교육 활성화 지원금이 대부분 입시과목 보충수업 강사료로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이 중점추진과제라며 발표한 '학교교육 내실화 방안'과 특기적성교육의 정상화 방침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지만, 시교육청은 "민원이 접수되지 않는 이상 모든 학교를 조사할 수 없다"며 소극적 자세로 일관해 비판을 받고있다. K고 2학년 강모(17)군은 "특기적성교육 시간에는 수업진도를 나가거나 수능대비 문제집 풀이를 하고 있고, 7시30분에 시작하는 0교시 수업도 1학기초에 잠깐 없어졌다가 4월부터는 다시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D고 백모 교감은 "일부 학부모들이 다른 학교의 예를 들며 방학중 0교시 수업이나 입시관련 보충수업 등의 시행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아 교육청 지침대로 학교운영을 하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김재석 지부장은 "지난 3월 교육인적자원부가 방과 후 활동을 재량에 맡기면서 특기적성교육의 편법운영을 통한 보충수업이 급격히 부활되고 있다"며 "서울시 교육청은 0교시 금지, 특기적성교육실시 등을 말로만 강조할 게 아니라 일선학교를 좀 더 강력히 지도해야 공교육이 정상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