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기본적 사실부터 오류…특혜 전혀 아니다” 강력 반박

▲ LG디스플레이가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사진)의 취업 청탁을 받아들여 윤후덕 의원의 딸을 특별채용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청년들의 취업난이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없는 자리를 만들어서까지 한 국회의원의 딸을 특별 채용하는 등의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국회 안팎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18일 법무법인 청목 소속 나승철 변호사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변호사 724명의 대표로 로스쿨 출신인 딸의 취업을 LG디스플레이에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경기 파주갑)을 향해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승철 변호사는 724명의 변호사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서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부와 신분의 대물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재벌개혁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의원은 재벌에게 부탁해 딸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윤후덕 의원은 대기업의 횡포로부터 중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들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의 핵심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 큰 역풍을 맞고 잇다.
 
앞서 전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측근인 윤후덕 의원의 딸이 LG디스플레이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있다며 이를 당 윤리심판원이 직권조사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윤리심판원은 오는 31일 회의에서 윤후덕 의원에 대한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윤후덕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노근 의원도 “누구는 친인척이 없나”라고 꼬집는 등 논란은 정쟁으로 확대될 태세다. 논란이 불거지자 윤후덕 의원의 딸은 깊은 반성과 함께 퇴사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혁신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정국의 뇌관이 될 조짐도 감지된다.
 
◆“갓 졸업하고도 경력으로 채용돼” 의혹 제기
이처럼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하태경 의원은 특검에 넘기자는 제안까지 하는 등 LG디스플레이의 해명과 엇박자를 내면서 사태가 진실공방 양상으로 흘러갈 조짐마저 감지된다.
 
경기도 파주시 월룡면에 대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지역구 초선 의원인 윤후덕 의원의 취업 청탁을 받아들여 윤후덕 의원의 딸을 특별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초 경력 변호사를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내 놓고 윤후덕 의원의 딸이 채용됐다는 특혜 채용됐다는 얘기다. 윤후덕 의원의 딸은 2013년 이화여대 로스쿨 2기를 수석으로 졸업한 재원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9월 대한변호사협회 취업정보센터에 올라온 ‘LG Display 경력 변호사 모집 (공정거래 분야)’라는 제목의 해당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모집 분야는 ‘Administration(법무) / 공정거래’, 세부 모집 분야는 ‘공정거래 정책, 법률 개정 동향 분석 및 대응 방안 수립’과 ‘공정 거래 자율 준수(Compliance) 활동’으로 돼 있다.
 
지원 자격은 ‘한국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자로 공정 거래 분야 4년 이상 경력자’로 계약직 1명을 뽑는 것으로 돼 있다.
 
이처럼 경력 변호사를 뽑는 것이 명백한 공고가 났음에도 경력이 일천한 윤후덕 의원의 딸은 해당 공고에서 경력 변호사와 함께 LG디스플레이에 채용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일각에서는 윤후덕 의원의 딸이 신입이 아닌 경력으로 지원을 했고, 회사 측이 지역구 국회의원의 자녀를 채용하기 위해 없던 자리까지 만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는 윤후덕 의원과 연세대학교 동문이다. 논란의 공고가 나올 즈음 경기도 파주공장에서 열린 ‘8세대 OLED 생산라인 장비반입식’에서 함께 만나기도 해 윤후덕 의원과 한상범 대표가 어느 정도의 일면식이 있었다는 점도 확인된다.
 
당시는 LG디스플레이가 OLED 생산라인에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8세대 OLED 생산라인 건설을 세계 최초로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같은 해 10월의 전기초자코리아 준공식에서도 두 사람은 함께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 하지만 18일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윤후덕 의원의 딸은 7월의 신입·경력 모집 공고에 지원한 것인데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잘못된 상태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은 의혹이 제기된 9월의 경력 모집자 공고(위)와 LG디스플레이 측이 윤후덕 의원의 딸을 뽑았다고 주장하는 7월의 신입·경력 모집 공고(아래). ⓒ대한변호사협회

◆“신입으로 뽑은 것 맞다”…부서 논란은 여전
하지만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측은 애초부터 신입 변호사 선발 공고를 통해 정상적인 절차로 뽑았다는 입장이다.
 
실제 해당 공고보다 한 달 앞선 2013년 7월 LG디스플레이는 유사한 내용이 담긴 변호사 모집 공고를 낸 사실이 확인된다. 역시 모집자는 1명으로 이 공고는 2년 뒤 정규직 전환을 심의하는 계약직을 모집했다.
 
이 7월의 공고는 9월의 공고와 대부분의 내용에서 동일하지만 지원 자격을 경력 변호사로 한정하지 않고 ‘신입 경력 무관’이라는 표현과 함께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자(공정거래 분야 경력자, IT업계 경력자 우대)’라고만 명시했다.
 
따라서 일단 공고와 관련해 “경력을 모집했는데 신입이 채용됐다”는 식의 의혹에 한해서는 LG디스플레이 측의 설명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7월의) 신입 변호사 공채에서 윤후덕 의원의 딸을 채용했고 이후 경력 변호사도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9월의) 추가 공고를 내 경력 변호사를 채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7월의 공고에 따른 모집 기간은 2013년 7월 24일~2013년 8월 11일이었고, 9월의 공고에 따른 모집 기간은 2013년 9월 2일~2013년 9월 15일이었다.
 
다만 채용 부서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해당 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모집 공고를 낸 주체는 대외협력팀인데 윤후덕 의원의 딸이 채용된 부서는 법무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에서 LG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당시 법무팀은 경력 변호사를 채용할 계획이 없었지만 위에서 정원을 늘리라고 지시해 윤후덕 의원의 딸이 합격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의 7월 신입·경력 모집 공고와 9월의 경력 모집 공고는 모두 대외협력팀에서 근무할 공정 거래 분야 변호사를 모집하는 공고다. LG디스플레이는 10월에도 공정 거래 분야 변호사 1명을 계약직으로 모집하는 공고를 냈는데 해당 공고는 3년 이상의 경력자를 구하는 공고로 2013년 10월 10일부터 2013년 10월 27일이 모집 기간이었으며 모집 부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내용이 앞선 공고와 동일하게 공정 거래 분야에서 근무하는 것이었음을 감안하면 10월의 공고도 대외협력팀에서 근무할 변호사를 모집하기 위한 공고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 윤후덕 의원의 딸이 채용된 것으로 알려진 법무팀에서 낸 채용 공고는 없었다.
 
◆윤후덕 의원 발언에 LG디스플레이도 ‘직격탄’
여기에 윤후덕 의원의 발언을 통해 윤후덕 의원이 직·간접적으로 딸의 채용에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번지면서 LG디스플레이도 논란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윤후덕 의원은 지난 14일 딸의 취업 청탁은 없었다면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에게 전화해 ‘딸이 지원했는데 실력이 되는 아이면 들여다봐 달라’고 했다”고 말해 역풍을 맞았다. 윤후덕 의원은 이어 ”로스쿨 재학 당시 올A를 맞는 등 딸의 성적이 우수해 선의로 봐달라고 한 것이지 특혜는 아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을 두고 ‘대표에게 전화는 했지만 취업 부탁은 하지 않았다’는 식의 해명이 ‘눈 가리고 아웅’일 뿐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윤후덕 의원의 블로그에 “나도 성적이 좋으니 전화 한 통화 부탁드린다”,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었던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가 이런 것이었냐”는 식의 댓글로 분노를 우회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결국 논란이 불거지자 윤후덕 의원은 지난 15일 “딸 채용 의혹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딸이 회사에서 퇴사키로 했다고 알리고 “모두 저의 잘못이며 저의 부적절한 처신을 깊이 반성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사과와 퇴사 방침에도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지난 17일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는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소속 고시생들이 피켓을 들고 윤후덕 의원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LG디스플레이를 향한 비난도 감지된다. 파주 지역 주부들의 카페에 한 회원은 “국회의원 딸이라고 받아준 LG디스플레이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하태경 의원은 “윤후덕 의원의 딸이 지원서를 제출하고 후에 윤후덕 의원이 채용을 청탁한 게 아니라 윤후덕 의원이 이미 회사로부터 채용 수락 의향을 전달받고 윤후덕 의원의 딸이 비공개 지원서를 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그는 “물론 이는 조사를 해 봐야 할 것이지만 회사가 알아서 특혜채용 해 줄 테니 원서를 넣으라고 하고 윤후덕 의원이 이를 수락했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성토했다.
 
윤후덕 의원의 딸이 회사를 정리키로 한 것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받고 있다. 2013년 7~10월 일련의 채용 공고에 따르면 계약직으로 채용됐던 윤후덕 의원의 딸은 2년의 근무 기간을 다 채웠거나 근무기간 만료가 임박했던 상황으로 이미 정규직 전환 심의를 목전에 둔 상태였다. 어차피 그만두기로 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다.

◆LGD “기본적 사실부터가 전혀 다르다” 강력 반박
▲ 윤후덕 의원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에게 전화해 ‘딸이 지원했는데 실력이 되는 아이면 들여다봐 달라’고 했다고 말해 역풍을 맞았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 측은 한상범 대표(사진)가 채용 부서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하지만 18일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모든 의혹이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잘못된 상태로 확산되고 있다며 논란이 말도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윤후덕 의원의 딸은 7월의 신입·경력 모집 공고에 지원한 것인데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잘못된 상태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앞서 2013년 7월에 신입과 경력을 가리지 않고 뽑는 공고를 내 신입 1명과 경력 1명 등 총 2명을 뽑았다”면서 “이어 9월에 낸 4년 이상의 경력자 모집 공고로 별도의 경력 변호사를 채용했는데 최초 보도부터 국회에서의 의혹 제기까지 모두 9월의 공고에 윤후덕 의원의 딸이 지원했다는 식으로 몰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집 인원이 1명으로 돼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일련의 공고들에는 모집 인원을 특정한 적 없이 모두 0명(모집 인원을 특정하지 않는 경우)으로 나갔다”면서 “다만 대한변호사협회 취업정보센터에서 공고를 입력할 때는 0명을 아예 선택할 수 없게 돼 있어서 1명으로 기재할수밖에 없었던 것이며 첨부파일의 공고에는 0명으로 돼 있다”고 답했다.
 
실제 확인 결과 해당 보도가 근거로 제기한 대한변호사협회 취업정보센터의 해당 공고에는 1명으로 표기돼 있지만 첨부파일에는 0명으로 표기돼 있고, 유수의 인력 채용 사이트와 LG디스플레이 홈페이지에 나간 공고에도 모집 인원은 모두 0명으로 돼 있다. 애초부터 모집 인원을 특정한 적이 없으며 1명을 뽑기로 했는데 2명을 뽑았다는 의혹은 모두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윤후덕 의원의 딸은 7월의 신입·경력 모집 공고를 통해 9월에 서류전형에 합격해 면접을 보고 같은 달 채용됐다”면서 “9월의 경력자 모집 공고를 통해 채용됐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10월의 ‘3년 이상 경력자 모집 공고’는 9월의 ‘4년 이상 경력자 모집 공고’의 연장선상으로 낸 추가 공고로 더 많은 서류 지원자들을 보기 위해 조건을 완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외협력팀이 아닌 법무팀으로 채용됐던 과정에서 불거졌던 의혹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부인했다. 7~10월의 세 건의 공고가 모두 대외협력팀에서 나온 공고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그는 “원래 대외협력팀을 뽑으려고 했는데 대외협력팀에서도 뽑고 법무팀에서도 뽑은 것”이라면서 “이는 로테이션 측면도 고려된 것으로 (해당 보도에 나온 것처럼) 위에서 내려온 것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윤후덕 의원이 한상범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한상범 대표는)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전화를 받은 것은 맞는 것 같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전화를 받았을 때 외압이나 청탁의 느낌을 전혀 받지 않았기 때문에 채용 부서에 그런 얘기를 전혀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초 의혹이 보도된 기사에서 제기된 외압설 역시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정규직 전환 심의를 앞두고 있던 만큼 어차피 기존의 계약 기간이 다 채워졌는데 퇴사키로 했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원래 변호사들은 계약직으로 채용되기는하지만 원래 대부분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이 관행”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윤후덕 의원의 딸은 퇴사키로 한 것이 맞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인수인계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아직 출근하면서 정리를 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우리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최적의 인재를 선발했는데 마치 외압에 의해 직원을 채용하는 회사처럼 이미지가 실추됐고, 윤후덕 의원의 딸도 정상적으로 입사해 열심히 근무하고 있었는데 피해 아닌 피해를 보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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