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성향 말벌 8~9월 집중, 등산객‧성묘객 주의 각별

▲ 출동한 119 대원들이 주택 처마 밑에 있는 거대한 말벌집을 제거하고 있다.ⓒ서울시

최근 5년간 도심에서 벌떼의 출현이 점점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최근 5년간 벌떼 출현으로 인한 구조출동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도 벌의 번식기이자 기온이 높은 8~9월에 벌떼가 가장 많이 출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13일 밝혔다.

도심 속 벌떼 출현이 증가하는 이유는 도시가 광역화되면서 벌 서식지가 파괴되고, 더 따뜻한 곳을 찾는 벌들의 습성상 기온이 높은 도심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도심지 녹지가 잘 보존되면서 작은 곤충 등 먹이가 풍부해 벌들의 서식환경이 좋아진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벌떼는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부터 증가하다가 8월~9월에는 벌집 1개에 6백마리~3천마리가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이때가 벌들에게 가장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시기여서 작은 곤충과 당분 등을 찾아 도심지로 많이 모여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구별로는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주요 산이 있는 은평구(3,307건), 관악구(2,309건)가 도시 중심 지역인 영등포구(396건), 중구(272건)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장소별로는 주택이 절반을 차지했다.

8월~9월에는 한번 쏘는 독의 양이 일반 벌의 15배에 달하고 꿀벌과 달리 계속 침을 쏠 수 있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말벌이 주로 출현하는 시기여서 등산객, 성묘객 등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향수나 향기가 진한 화장품과 밝고 화려한 계통의 옷을 피하고 ▲공원이나 들을 산책할 때는 맨발로 다니지 않으며 ▲벌이 모여 있을 확률이 높은 꽃밭 근처는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벌떼를 만났을 때는 최대한 움직임을 작게 하고 몸을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벌에 쏘였을 때는 쏘인 자리에 벌침이 보이거나 남아있는 경우 카드 등으로 조심스럽게 긁어서 빼내도록 한다. 단 억지로 누르거나 손을 써서 빼내려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무리하게 시도해서는 안 된다.

벌침을 제거한 후에는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비눗물로 상처부위를 깨끗하게 세척하고 쏘인 부위에 얼음물로 찜질을 하면 통증 및 가려움 등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말벌의 경우에는 벌침이 피부에 남아 있지 않아도 맹독성이 있어서 노약자의 경우 쇼크로 인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고,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알레르기 증상이 발생할 경우 즉시 119에 연락해 가능한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에 쏘여 증상이 발생했던 병력이 있는 경우 증상이 더 심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벌에 쏘였을 때를 대비해 미리 의사의 처방에 따른 ‘항히스타민제’ 등 해독제를 준비해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한 예방법과 벌에 쏘였을 때 응급처치법을 평소에 잘 인지해 평소에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벌집을 발견하면 분무형 살충제 등에 불을 붙여서 벌집을 제거하려다가 자칫 화재로 번지거나 벌에 쏘이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으므로 무리하게 제거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민경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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