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호평 일색…“업계 2위 굳혔다”

▲ 구조조정의 달인으로 불려졌던 한화생명 김연배 부회장(71)이 지난해 9월 공식 취임 후 1년여 만에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한화생명

구조조정의 달인으로 불려졌던 한화생명 김연배 부회장(72)이 지난해 9월 공식 취임 후 1년여 만에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최측근인 김연배 부회장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서 물러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1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전날 김연배 부회장은 취임 1년여 만에 갑작스레 사의를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간 김연배 부회장과 차남규 대표이사가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했던 한화생명은 차남규 대표이사 단독체제로 전환된다.

김연배 부회장은 이달까지는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내달부터는 한화그룹 인재경영원 고문을 맡을 예정이다.

김연배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 재계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생명 측은 “부임 후 목표한 바를 이뤘다고 판단하고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8년 한화증권에 입사한 김연배 부회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복심이라고 불릴 정도로 김승연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김연배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과 경기고와 서울대를 함께 나온 동문이며 한화그룹에 몸담은 지 50여년이 다 되가는 그룹 내 원로다. 김연배 부회장은 공정한 입찰을 방해한 혐의와 전윤철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뇌물을 주려 한 혐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때도 “혼자서 한 일”이라며 김승연 회장을 보호하기도 했다.

또한 김연배 부회장은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 금융부문 부회장, 비상경영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그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과거 외환위기 때는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아 그룹의 구조조정을 이끌었고, 특히 최근 김승연 회장이 구속됐을 때 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을 맡고 사실상 ‘총수 대행’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화생명과는 2002년 대한생명 인수 당시 실무를 맡았던 연이 있다. 지난해 9월 한화생명 공동대표로 선임된 이후 인프라 혁신 작업과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김연배 부회장이 남긴 성과에 대해서도 대체로 호평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 성과를 살펴보면 김연배 부회장은 5% 수준이던 한화생명의 전자청약률을 52%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결제시스템 전산화 등의 IT 인프라를 구축했다. 해외 진출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김연배 부회장은 ‘본업’인 구조조정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취임 직후 본사 조직을 기존 12본부 50팀에서 7본부 41팀으로 개편해 조직 슬림화에 나선 김연배 부회장은 희망퇴직 등을 통해 18%의 인력 감축도 이뤄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살생부설 등 각종 잡음이 흘러나왔지만 김연배 부회장은 결국 큰 탈 없이 인력 감축을 마무리했다.

인력감축은 사업비의 감축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에는 희망퇴직 등으로 한화생명의 사업비가 3640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 1분기에는 217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NH투자증권은 한화생명의 인력감축에 따라 연간 900억원의 사업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은 지난해 지급여력(RBC)비율 320.6%, 운용자산이익률 5.0%, 당기순이익 4140억원으로 업계 2위를 굳건히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김연배 부회장의 취임 직후 6970원이던 한화생명 주가는 11일 825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3분기 한화생명의 보험영업이익은 3570억원으로 지난 2013년 3분기 4540억원에 비해 21%나 줄었지만, 지난 1분기 한화생명의 보험영업이익은 39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9억원(13.13%) 증가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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