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무산 가능성 거의 없지만 소요 자금 규모는 부담

 

▲ 삼성물산이 합병을 반대했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를 오늘 마감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인 5만7234원을 기준으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로 쏠리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지난 달 17일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 결의를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던 삼성물산이 합병을 반대했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를 오늘 마감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인 5만7234원을 기준으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로 쏠리고 있다.

6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이날 주주총회 전 서면으로 합병 이사회 결의에 반대 의사를 밝혔던 주식의 매수 청구 접수를 마감한다. 전날 한국예탁결제원은 일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접수를 마감해 각 사에 전달한 바 있다. 오늘은 주주들이 직접 회사에 청구해야 한다.

양사의 주식매수청구 규모 합이 총 1조5000억원을 넘어서게 되면 합병이 취소될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삼성물산은 물론이고 업계에서도 합병이 취소될 수준으로까지는 주식매수청구가 몰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주주총회 이전에 합병 반대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한 주식은 2620만주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주식이 모두 주식매수청구를 신청한다고 해도 총 규모는 1조4995억3080만원이 된다. 1조5000억원을 간발의 차로 넘지 못하는 셈이다.

여기에 합병안이 통과된 이후 지난 4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447만주를 순매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주식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주식은 2100만여주로 추정되고 있다. 합병 반대를 통보했던 주식들이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이었다는 점에서다. 단순 계산으로 447만주를 제외한 나머지 2173만주가 모두 주식매수를 청구한다고 가정해도 주식매수청구 총 금액은 1조2436억9482만원에 그친다. 사실상 합병이 취소될 확률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합병 취소 여부보다 마감일 까지의 주가 흐름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가가 하락세를 거듭할 경우 매수청구규모가 많아지면 그만큼 삼성물산의 자금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가격보다 주가가 낮아지는 경우 합병에 반대했던 주주들은 마감 전까지 자신의 주식을 5만7234원에 사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보다 100원(0.17%) 떨어진 5만71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주식매수청구가격 5만7234원에 비해 134원 낮은 수준이다.

당초 주주총회 직전인 지난달 16일 삼성물산 주가는 지속적인 상승세 끝에 7만원에 근접한 6만9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합병 결의가 이뤄진 17일 무려 7200원(10.39%)이나 폭락한 6만2100원으로 장을 마감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타면서 어느새 주식매수청구가격 5만7234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3일에는 5만6600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음 날 1.77%(1000원) 급등하기도 했지만 다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22%에 달하는 양도소득세 등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차이로는 주식매수청구가격을 하회하더라도 주식매수를 청구했을 때 차익이 없거나 손해를 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아직은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주가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변동성이 크게 늘어난 코스피 특성상 주가가 장중 크게 하락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삼성물산 측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조7522억원에 달하고 KCC에 판 자사주 매각대금 6743억원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등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응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질수록 소요되는 자금이 많아질 확률이 높은 만큼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이 달갑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최근 삼성물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인 5만7234원을 소폭 상회하는 5만7300원을 기점으로 등락을 거듭했던 것을 두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던 이유다. 이날 오전 11시경까지 삼성물산 주가는 5만6800원까지 떨어졌다가 15분여 만에 5만7100원 선을 회복했다.

한편 주식매수청구가격이 15만6493원인 제일모직의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15분 현재 16만6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당초 유리한 합병비율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제일모직은 주가도 주식매수청구가격을 훨씬 상회하고 있는 만큼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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