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확대 주장에도 “지역구 늘려야” 37% vs “비례 늘려야” 16%

▲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치 혁신을 위해 국회의원 정수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국민 여론은 이와 정반대인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아울러,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는 야당의 의견에도 다수 국민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국회의원 정수를 현재 300명보다 최소 69명 이상 확대해야 한다는 혁신안을 내놓아 정치권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 여론은 확대가 아닌 오히려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31일 발표한 7월 5주차(28~30일) 주간집계에 따르면, 국회의원 정수 증감에 대한 설문에서 응답자 57%가 ‘줄여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 혁신위 제안대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7% 소수에 불과했고, ‘현재가 적당하다’는 응답이 29%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성향별로 새누리당 지지층(400명)에서는 62%가 ‘줄여야 한다’고 응답했고, ‘늘려도 된다’는 의견은 2% 극소수에 불과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 역시 58%가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10%만 ‘늘려도 된다’고 답했다. ‘현재가 적당하다’는 의견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 각각 32%와 27%로 나타났다.

무당층에서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54%로 높았지만, 의원 정수 확대가 당론인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줄여야 한다’(35%) 의견과 ‘늘려도 된다’(34%) 의견이 팽팽히 양분됐다.

지난해 11월 조사에서는 제도 변경 시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도 된다’는 의견이 10%, ‘늘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86%로 나타났던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역시 ‘줄여야 한다’(57%)는 의견과 ‘현재가 적당하다’(29%)는 의견의 합, 즉 ‘늘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86%로 다르지 않았다.

만약 국회의원 세비의 총예산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의원 정수를 늘려도 되는지 물은 결과 역시 응답자 75%가 ‘그래도 늘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늘려도 된다’는 의견은 17%에 그쳤고, 8%는 의견을 유보했다.

한국갤럽은 이 같은 조사 결과와 관련해 “요약하면 우리 국민이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하는 이유는 기존 정수 300명도 결코 적지 않다고 보는데 있다”며 “세비 총예산 증액 우려 등은 부차적인 문제인 듯하다. 국회의원의 수적 증감보다는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개편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비례대표를 늘릴 것이 아닌 지역구 의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야당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국민 여론은 ‘지역구 의원을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는데 공감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중 37%는 ‘지역구 의원을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지역구 의원을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16%에 그쳤다. ‘현재가 적당하다’는 의견은 29%였다. 현재는 지역구 246명에 비례대표 54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서조차 41%가 ‘지역구 의원을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지역구 의원을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19%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지지층 역시 새정치연합 지지층의 의견 비율과 유사했지만, 정의당 지지층에서만은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60%로, ‘지역구 의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 24%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번 주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34%를 기록했다. 1주 전 대비 2%p 상승한 것이다. 국정수행 부정 평가는 3%p 하락한 57%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이 지난주와 동일한 40%를 기록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1%p 상승한 22%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은 9주 연속 40%~41%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4주 연속 하락세를 멈추게 됐다. 정의당은 5%, 무당층은 33%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RDD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9%였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