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화사하게 물들지만 아직 한가로이 거닐기엔 아직 추운 요즘. 차 안에서 쾌적하게 즐기는 '드라이브 m`

이제 '겨울 여행', '겨울 휴양', '겨울' 자가 들어가는 모든 레져 코스는 완전히 막을 내리고, 바야흐로 '봄' 레져 코스의 막을 열어젖혀야 할 시기이다. 그러나 아직은 쌀쌀한 날씨, 아직까지도 때때로 두터운 점퍼를 입지 않으면 감기 걸리기 십상인 기온이 출몰하고, 바람도 차서 까딱 '봄 분위기'를 느끼려 가방 하나 달랑 매고 레져 길에 나섰다가 봄감기의 무서움에 당하기도 쉬울 것이다. 이런 시기, 즉 세상은 화창하고 청아한데 아직 '시야'만큼 따뜻하고 유쾌하지만은 않은 기온에 딱 적합한 레져라면, 뭐니뭐니 해도 '드라이브 여행'을 들어야만 할 것이다. 완벽히 유지되고 조정되는 기온 상태와, 차창 밖으로 보여지는 완연히 봄의 향취...이것이야말로 '드라이브 여행'의 최고 백미이자, '환절기' 시즌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도락'이 아닐까. 이번에는 이들 '드라이브 여행'에 적합한 코스를 찾아, 추운 겨울의 뿌리를 흔들어낼 여행길을 살펴 보기로 하자. 춘천의 '의암호 드라이브 코스' 여러 드라이브 코스들 중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드라이브 명소'라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의미가 있는 '의암호 드라이브 코스'가 먼저 꼽힐 듯. 넓디 넓은 의암호를 끼고 산을 에워싸며 둘러업고 달려가는 드라이브는 최고의 도락을 느끼게 해주는데, 특히 초입에 등장하는 삼악산 등산로 입구, 병풍처럼 둘러쳐진 벼랑길은 마치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전해주어, 시원스레 앞으로 앞으로 뻗어있기만한 여늬 드라이브 코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주기도 한다. 의암댐에서부터 시작되는 의암호 호반길은 의암호 드라이브 코스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코스로 여겨지는데, 이제 얼음도 다 녹아 본연의 청아한 푸른 빛을 넘실대는 의암호의 물결을 바라보며, 그리고 멀리로 아스라이 펼쳐지는 춘천 시내의 불빛을 바라보며 차를 모는 감상은, 실로 이곳을 지나쳐 본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것임에 틀림없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이라면, 춘천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여, 의암호를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를 선택하여 차를 달리면, 그 코스의 길이가 정확히 42.195km가 된다는 점이다. 마라톤 코스와 정확히 일치되는, 이 희한한 현상에 감탄할 법도 한 일인데, 이처럼 아름다운 경치를 둘러싸고 '마라톤 코스'를 달린다는 생각을 해보면, 차로 달린다는 것이 어딘지 아쉽고 계절이 바뀌어 '마라톤'으로 달려보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이다. 거제의 '장승포 해안도' 그닥 널리 알려진 코스는 아니지만, '드라이브 매니아'들 사이에선 '숨은 드라이브 명소'로 손꼽히는 코스이다. 리아스식 해안으로 이루어져 유난히도 아름다운 풍광을 지니고 있는 지역이며, 물결과 파도에 잘 다듬어진 바위들이 가지런하면서도 박력있게 굽이굽이 펼쳐진 곳이 바로 거제도 동쪽해안의 저명한 어항, 장승호인데, 특히나 넓게 펼쳐진 바다가 아름다워,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도 눈앞으로 들어온다고들 한다. 장승포 해안도 코스는 장승포에서 몽돌 해수욕장으로 어이지는 해안길을 가리키는데, 이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단박에 즐길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거니와, 도로 아래로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놓여져 있고, 눈 앞으로는 항구 특유의 아름다운 어선 전경이 가득 메워,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해내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구간 2.5km 정도로 다소 짧아 '충분히 즐길만한 시간'을 보장해 주진 못하지만, '아쉬우면 아쉬운대로 매력이 있다'던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에 펼쳐졌던 광경이 그 후로 계속해서 기억 속을 맴돌아 다시 한번 찾아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바로 '장승포 해안도'의 숨은 매력이기도 하다. 이 시점, 어중간한 날씨라 집에 있는 것이 상책이라며 이부자리 안에서만 여향을 떠나지 말고, 엔진에 시동을 걸어 다소 먼 길이더라도 편하게, 그리고 '이 시기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멋진 광경을 찾아 달려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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