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전격 중단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한도를 제한하는 창구지도에 나섬에 따라 일부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전격 중단하면서 실수요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시중 은행들 사이에선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시장경제에 역행하는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내달초 24평형 아파트 매매 계약 체결을 앞둔 회사원 A(35)씨는 21일 주택담보대출을 받기위해 평소 거래은행이던 우리은행 모 지점을 찾았다가 황당해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번 달에는 신규대출을 받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지점의 대출담당자는 "올들어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약 10조원을 기록했다"면서 "그것 때문에 금감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급증이)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정부여당이 5.31 지방선거에 참패한 것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면서 "정부 간섭 때문에 우리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난처해했다. A씨는 이어 농협.하나은행 등에 차례로 문을 두드렸으나 은행측은 "7월 중 다시 상담하러 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농협측은 "정부가 주택시장안정대책을 위해 이달 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라고 했다"고 말했고, 하나은행측은 "본점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 못 하도록 했다. 내부적인 사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이날 하루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영업 중단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은행을 찾은 수많은 고객들이 A씨처럼 은행측의 제각각인 답변을 듣고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한편 시중 은행들도 금감원의 이번 조치에 대해 "시장경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이 그동안 시중은행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매일 보고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도 일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매일 금감원에 주택담보대출 잔고를 보고 한다"면서 "어제는 금감원에서 전화가 와 6월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고 있으니 잔액을 줄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C은행 관계자도 "금감원이 각 은행의 6월 잔고 증가액이 5월의 50% 이상을 넘어서면 각 은행에 전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전체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사항을 철저하게 준수하라는 공문만 보냈을 뿐"이라면서 "창구지도 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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