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LG전자 잇단 부인에도 시장서는 “뭔가 있을 것”

▲ LG화학과 LG전자가 잇따라 대형 루머에 휩싸이면서 한바탕 홍역을 앓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여전히 괜히 소문이 나온 것이 아닐 것이라며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LG화학과 LG전자가 연달아 아우디와의 계약설과 구글 피인수설에 휘말렸다가 루머를 부인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아니 땐 굴뚝이 연기 나랴’는 입장에서 향후 추이에 관심을 쏟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 주 연달아 대형 루머에 휩싸였다가 사측이 부인에 나서는 해프닝을 겪었다.

LG그룹 계열사 중 가장 큰 시총 규모(14위)를 기록하고 있는 LG화학은 지난 21일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폴크스바겐 그룹의 자회사인 아우디와 2020년까지 총 55억 유로(약 6조9000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문에 휩싸여 시장이 들썩였다. 7조원에 가까운 계약 규모는 지난해 LG화학 매출의 30%가 넘는 수준이다.

소문이 확산되자 LG화학 주가는 8%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8월 아우디에 전기차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된 바 있어 이번 루머가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LG화학 측은 즉시 해당 소문을 부인하고 “7조원에 가까운 아우디 관련 수주와 관련해 계약이 체결된 바가 없다”면서 “현재 LG화학은 전세계 완성차 회사와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고객과의 협의 없이는 어떠한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7조원 규모의 대규모 공급계약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해 단순히 소문에 끝나는 것으로 진화되는 분위기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도요타나 BMW에 비해 전기차가 부진한 아우디로부터 초대형 수주계약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일축했다.

특히 손영주 연구원은 “당초 예상 물량보다 밑돌아 라인 절반이 가동 정지 상태였던 GM·르노 때의 학습효과로 인해 LG화학도 대규모 수주는 신중할 것”이라며, “전지업계 관행상 공급계약 구속력은 미약하고, 수주했다 하더라도 실행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경계했다.

다음 날 LG전자는 구글 피인수설에 휩싸이며 장중 15% 가까이 치솟았다가 2%로 급강하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시장에서 갑자기 “구글이 LG전자 지분 35%를 인수해 ㈜LG를 제치고 최대 주주로 올라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부터다.

가뜩이나 LG전자는 구글의 레퍼런스폰 넥서스5를 제작하는 등 밀월 관계를 유지해온 바 있어 이 같은 루머가 더욱 투자자들에게 신빙성있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TV사업에서도 구글TV를 공개하거나 넥서스5를 선보이는 등 구글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 왔다.

실제 당장 피인수설 가능성은 잠잠해졌지만, 구글과의 동맹 전선은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괜히 나온 소문은 아니다”인 셈이다. 특히 스마트폰도 있지만 가전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내고 있는 LG전자에 대한 구글의 구애 역시 어제 오늘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양사가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은 상태다.[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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