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xMax(믹스막스)"전

모든 예술 장르는 결국 젊은이들이 뛰어들어 현재까지 진행된 예술의 자연스런 흐름에 파격을 주는 형식을 오랜세월 동안 고수하고 있으며, 전혀 색다른 영역을 보여주려 하는 이들의 노력으로 인해 진보의 방향을 착실하게 걸어가고 있다. 미술계의 경우, 이런 젊은이들의 도발적인 상상력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야를 들자면 바로 '비디오 아트' 장르와 '설치 미술' 장르를 들어야만 할 것이다. 이번에 장기간 열리는 "MixMax(믹스막스)"전은 현대의 젊은 설치예술가 16인이 참가하여 그들이 새로 뿜어낸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전시로서, 각자 나름의 세계관과 극도로 개인화된 예술적 비젼이 '불을 뿜고'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가들 중 오인환의 경우, 여러 지역에 사는 친우를 만날 때마다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자신의 팔을 촬영, 나란히 배열하는 방식을 택한 '미팅 타임(Meeting Time)'을 통해,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비롯된 작가 자신의 인간관계, 즉 타인과의 소통관계에 대해 '시간의 개념'을 차용하여 보여주는 재치를 발휘하고 있다. 한편, 공동작업 작가 장-프랑수아 모리소와 페트라 므르직은 흰색 벽면에 먹물로 각양각색의 드로잉을 선보이고 있는데, 유머러스한 드로잉과 풍자적인 드로잉들이 벽면을 가득 장식하여, 마치 고대 벽화의 형식으로 현대의 아이러니를 그려낸다는 색다른 접목의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시마부크의 경우 역시 주목할 만한데, 전시 관람객들이 자신이 설치한 고무밴드 사이를 집적 통과하게 함으로써, 작가와 관람객 사이의 '정서적 연결고리'를 꿈꾸는 많은 미술형태의 양식에 반기를 들고 '육체적 연결고리'라는 새로운 개념의 소통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도발적인 젊은이들의 상상력은 언제나 보장된 재미를 전해주며, 항상 '미술사에 남고자 하는' 야심이 서려있어 미래를 내다보는 쾌감까지도 느낄 수 있다. 이번 "MixMax(믹스막스)"전은 이런 즐거움을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픈 즐거운 전시이다. (장소: 아트선재센터, 일시: 2004.02.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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