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2~3년 공들여 후반기 추진' -김 '주민의견 존중

청주·청원 통합은 청주와 청원지역 사회의 현안임에 틀림없다. 지난해 9월 29일 주민투표에서 ‘통합 반대’로 결론이 났지만, 양 지역의 통합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가 돼 왔다. 그러다가 5·31지방선거에서 통합은 다시 핫이슈로 떠올랐다. 선거기간 동안 청주시장 후보들은 하나같이 청주·청원 통합을 외쳤다.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운 남상우 당선자는 선거가 끝난 뒤 바로 청주·청원통합기획단을 설치하고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 당선자가 취임도 하기 전에 통합기획단 설치 운운하자 항간에서는 “청원군은 준비도 안 됐는데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 분위기 조성을 한 뒤 통합 얘기를 해야 실패하지 않을 것 아닌갚라는 우려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부터 준비해서 임기 후반에 통합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당선자는 “시장에 취임한 뒤 공무원, 시민, 교수, 언론, 시민단체 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통합기획단을 만들어 통합을 추진하겠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2~3년 동안 청원군민들에게 통합돼도 손해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시킬 것이다. 서서히, 게으르지 않게, 진심으로 군민들에게 다가가며 양 지역의 동질성을 추구할 계획”이라며 “지금 당장 통합하자면 안된다. 군민들은 통합하면 청원군지역에 혐오시설이 올 것이라고 걱정하는데 그렇지 않고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시킬 것이다. 오히려 택시요금과 버스요금이 싸지고 좋은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남상우 “서서히, 게으르지 않게 추진” 그는 지난해 촉박한 일정이 통합 부결을 불러왔다며 어디까지나 2~3년 동안 공을 들인 뒤 남은 1년 동안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또 남 당선자는 지난 2일 시청을 방문하고 “통합이 2년내 된다면 시장직을 내놓고 통합시장에 출마하고, 임기말에 되면 끝까지 시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 희망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2년내 된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게를 두지 않고 있었다. 주변에서도 이런 발언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안 하느만 못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재욱 청원군수 당선자는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통합 반대를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김 당선자는 충북도 자치행정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앞장서서 통합을 반대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충북도는 겉으로 양 지역의 통합을 지원한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조직적으로 반대했고, 김 당선자는 마침 이 업무를 맡고 있는 자치행정국 수장이었다. 더욱이 통합 주민투표가 구체화되기 전부터 김 당선자의 청원군수 출마가 예견돼 그는 군수 출마 때문에 통합을 반대한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그는 군수 후보 4명 중 통합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답변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는 선거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청주·청원 통합은 주민투표에서 부결돼 2년 이내에 재추진할 수 없는 사안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결정할 사안이고 행정기관에서 나서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여러 번 내비쳤다. 또 지난 12일 CJB 청주방송에 출연해서는 “통합에 대한 시너지효과가 있는 것은 확실하나 통합방법과 시기가 문제다. 지난번에는 행정기관이 서둘러 안된 것이다. 우선 청원군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 청원군이 청주시와 같은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다. 그 때 가서 주민들이 통합하자면 하는 것”이라며 “왜 그 많은 일을 두고 통합만 거론하느냐. 통합은 절대 서둘러서는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김 당선자는 지난해 통합 주민투표가 부결돼 2년 동안 재추진할 수 없다고 하나, 이는 주민발의에 의한 투표만 해당되는 것이지 청주·청원처럼 중앙부서 長(행자부장관)의 요청에 의한 것은 상관 없다는 게 청주시 관계자의 말이다. 한 번 부결된 만큼 시간적 여유를 가지라는 것이지 몇 년 동안 안된다는 규정은 없다는 것. '결혼’하려면 ‘연애’ 전제돼야 어쨌든 김 당선자도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통합여부를 결정한다는 단서조항은 붙였다. 이는 곧 주민들의 뜻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남상우 시장 당선자에게 김 당선자가 통합을 반대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협조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김재욱 당선자의 입장을 고려해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극히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청주·청원 통합에 적극 노력했던 모 인사는 “시장 당선자가 한다는 통합기획단도 민간주도로 운영하고 행정기관에서는 지원만 해야 한다. 그리고 민선4기 전반기 때는 청원군과 통합을 포함한 지역발전에 대해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청주시만 짝사랑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애’한 뒤 ‘결혼’해야지 무조건 강압적으로 ‘결혼’하자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 전에 한 방송사에서 청원군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면서 가장 시급한 현안이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첫째가 시내버스노선 개선, 둘째가 청주·청원 통합으로 나타났다. 이런 것만 보아도 청원군민들은 통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방법이 문제다. 지난해 주민투표 부결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이 주도하지 말고 주민들 입에서 자연스레 통합 이야기가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7월 3일이면 남상우·김재욱 당선자가 각각 취임한다. 두 자치단체장이 청주·청원 통합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 지역주민들은 궁금하기만 하다. 그러나 마스터플랜은 주민들과 함께 만들고 실천해 가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 류병두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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