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리더십 타격 불가피, 당내 분란 계속

▲ 새정치민주연합 내 호남 지역 출신으로 대다수 구성된 ‘국민희망시대’ 소속 당원 100여명이 탈당을 선언한 가운데, 신당 창당이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계파 갈등을 청산하기 위한 2차 혁신안이 비노계 의원들의 반발을 사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 집단 탈당 사태가 벌어지면서 문재인 대표의 고민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9일 전직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와 일부 당원 등 주로 호남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희망연대가 집단 탈당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호남발 신당 창당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 “친노 기득권에 휘둘려”

새정치민주연합 옛 중앙당 실무 당직자 출신 등으로 구성된 ‘국민희망시대’ 소속 당원 100여명이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당원들이며 이후 신당 창당 논의에 속도가 붙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손학규 전 대표 시절 사무부총장을 역임한 국민희망시대 정진우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은 비전을 상실하고 친노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는 당이 되고 말았다”며 “국민들이 메르스 불안과 가뭄에 목이 타는 상황에도 반쪽짜리 지도부는 있으나 마나 한 것이 새정치연합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권교체에도 실패하고 각종 선거에 참패해도 반성도 쇄신도 책임도 없었다. 그 중심에는 계파 패거리 정치만 있을 뿐”이라며 “이를 지켜보면서 더 이상 새정치연합으로는 총선과 대선승리는 무망한 일이며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과 보통주민만을 향해 갈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평민당을 창당해 전국정당으로 도약시켰듯이 이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을 만들어 한국정치의 중심적 역할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들은 이르면 다가오는 10월 재보궐 선거에 당 이름을 걸고 후보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곧 지역별로 2단계의 탈당이 있을 것”이라며 “신당 창당 작업에 들어가는 데 대해 나름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치열하게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천정배 협력 움직임 ‘주목’

새정치연합 소속 평당원들이 대거 탈당을 선언함에 따라 신당 창당 논의도 현실화 되는 모양새다. 또 이날 기자회견을 주선한 박주선 의원이 창당 작업에서도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정대철 상임고문과 함께 국민희망시대가 ‘호남정치 복원’을 주제로 열었던 강연회의 연사로 참석한 바 있어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박지원 의원 역시 문재인 대표 체제에 불만을 품고 있는 만큼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보도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분열해서 패배하자는 것이 아니라, 통합 단결해서 승리해야 한다”면서도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어떠한 방향으로 가려는지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신당 합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새정치연합 내부 4개 조직에서 신당 움직임과 관련해 “우리가 부인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며 “ 천 의원은 이미 탈당했지만 우리 당내 동조세력이 있다. 또 다른 그룹에서 하고 있는데, 광주전남에서도 일부 조직이 회합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경기도의 몇 분들이 참여를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강원도에서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남에서 신당에 대한 민심에 대해 “민심과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생각이 충돌하고 있다”면서 “지난번 4·29 광주 재보선에서 처음으로 30% 미만의 지지를 받았다, 민심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충돌이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을 비롯한 일부 당원들의 신당 창당 논의에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가담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천 의원은 호남 정당을 넘어서 전국 정당으로 영역을 확대해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 회장을 비롯한 일부 당원들도 천 의원의 협력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이들은 지난 4·29 재보궐 선거 당시 천정배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바 있어 향후 협력 움직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편 당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신당·분당론으로 인해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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