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전국신당 창당, 비박·비노 연대 신당까지 제기

▲ 정동영 전 의원이 귀국하며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천정배 의원의 창당 작업 속도를 내며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인선 과정에서 친노와 비노간의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자 신당론과 분당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긴 했지만 유승희 최고위원이 여전히 최고위원회에 불참하고 이 원내대표도 이에 힘을 실어주면서 분열의 불씨가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일각에서는 국회법 파동 이후 내년 총선 등을 염두에 둔 정계개편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정동영 전 의원이 귀국하며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져 야권 재편에 시동을 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천정배 신당 창당 속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계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을 키워드로 전열 재정비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친노와 비노의 갈등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각종 설(設)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던 ‘천정배 신당론’도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7일 <조선일보>보도에 따르면, 야권 신당 창당설의 중심에 서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수도권 의원 5명에게 ‘신당을 창당할 경우 동참해줄 수 있냐’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의 한 측근은 이날 “천 의원이 최근 수도권 의원 5명을 만나 ‘향후 야권 재편 과정에서 함께 힘을 합치자’는 일종의 영입 제안을 했다”며 “이들 중 일부는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도 있었다”고 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제안을 받은 의원들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자”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동료들과 천 의원을 만났다는 한 수도권 의원은 “신당 창당이나 분당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뜻을 같이 했고 여러 고민을 나눈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천 의원은 최근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을 창당한다면 전국적 개혁 정당을 만들겠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호남신당론’을 일축한 바 있다.

다만 천 의원은 호남에 한정되는 지역 정당이 아닌 전국으로 영역을 확대해 인재를 영입해 수권(受權)에 도전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천 의원은 최근 작년 7.30 재보선에서 경기도 김포에 출마했던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도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특히 4·29 재보선 이후 중국으로 떠났던 정동영 전 의원이 전북 순창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되레 신당론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정 전 의원의 향후 행보를 둘러싸고 정치권 안팎에선 그가 내년 총선에 전주 덕진 등에 출마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정 전 의원이 정치권으로 복귀한다면 천정배 무소속 의원과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은 2000년대 초반 당시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에서 정풍 운동을 주도했던 중심축으로 새정치연합 ‘친노 지도부’와 대립하다 결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이 10월 재보선을 기점으로 천 의원과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與비박-野비박 연대설까지

특히 양당의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만큼 극단적 진영논리 극복과 중도가치 지향을 두고 있는 이른바 새누리당내 ‘비박(비박근혜)’과 새정치연합내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연대도 점쳐지고 있다.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이자 지난해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으로도 거론됐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6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여권내 비박과 야권내 비노의 연대는 물론 제3당 창당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 교수는 “비박 성향 중에서 수도권 출신의 개혁성향 의원들과 비노 중에서 수도권 혹은 호남의 일부 인사들은 진영논리와 친박, 친노 같은 지긋지긋한 현상에 염증을 느끼는 공통된 성향이 있다”면서 “제3당,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달 30일 국가미래연구원 주최로 열린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 토론회에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박영선 의원이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참 상징성이 있는 그림”이라고 보았다.

반면 박영선 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 교수가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와 새정치연합내 비노(비노무현)계를 중심으로 한 중도신당 가능성을 거론한 것과 관련, “국민의 바람을 이야기하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7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인 조류에서 이상돈 교수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러한 바람을 피력한 것이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박 전 원내대표는 “요즘 국민들이 새누리당도 그렇고, 새정치민주연합도 그렇고, 너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며 “세계적인 조류가 보수와 진보의 장점을 취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野 당혁신위, 신당·분당 분수령

새정치민주연합 내에 계파갈등 불씨가 살아있는 가운데,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혁신위 활동의 마감시한인 9~10월이 신당·분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국회법 개정안 재의와 관련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신당론’이 입을 오르내리고 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신당 창당은 상수”라며 신당 불가피론을 펼쳤다. 박 의원은 6일 PBC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저와 가까운 경기도 일부 인사들이 ‘신당 참여를 권유 받았다’고 의견을 물어왔고 광주, 전남에서도 그런 모임들을 하고 있어 굉장히 어렵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혁신위가 성공하면 우리 당 내에서 가담할 인사는 극소수가 될 것이다. 만약 혁신위가 제대로, 미흡하다고 하면 가담인사가 증가하고 신당 창당은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반대로 현재 당 혁신위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해 당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면 분당 내지는 신당 창당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박 의원은 일부에서 창당파의 움직임과 관련해 “아직까지 제가 창당에 앞장서가나 동조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 분들과 많은 대화를 해서 서로 입장을 얘기하고 저도 제 입장을 얘기하면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보자하는 것인데 사실 천정배 의원도 만났고 그 주위 분들도 많이 만났다”고 신당 창당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천정배 의원은 이렇다 할 분명한 말씀은 하지 않았다”라면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 주위 분들은 호남 정당이 아니라 전국 정당을 하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천 의원 주변의 신당세력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수도권 출신 인사들에게도 접촉해 세(勢) 확산을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야권 일각에서 탈당설이 제기된 광주 출신 3선인 박주선 의원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새정치연합이 국민지지를 다시 회복할 수 없다면 대안정당, 대체정당을 만드는 건 당연한 정치인의 책무”라며 신당 창당설의 현실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게 당내 비노계 의원들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그분들과 논의해 ‘이기는 야당’을 만드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며 탈당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그는 천정배발(發) 신당 합류 관련해서는 “생각해 본 적 없다”며 “새정연이 제대로 못 갔을 때 여당에 맞서는 강력한 야당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라고 잘라 말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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