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국회, 곳곳서 흐르는 불편한 기류

▲ 국회법 거부권 정국과 관련해 청와대와 국회간에 불편한 기류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5개 중견국 협의체와의 청와대 접견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외되고 국회 운영위원회가 연기되는 등 논란이 빚어졌다. ⓒ시사포커스DB

국회법 거부권 정국과 관련해 청와대와 국회간에 불편한 기류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와 국회법 중재안을 제안한 정의화 국회의장 간에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또한 여야가 합의해 지난 2일 개최하기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에 청와대가 ‘불참 통보’를 했다. 하지만 이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연기를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당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게 나돌았다.

◆정의화 의장만 쏙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5개 중견국가협의체(믹타,MIKTA) 국회의장들을 접견하는 자리에 믹타 국회의장단 초청자인 정의화 국회의장이 불참해 논란이 빚어졌다.

이를 두고 정부가 국회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개정 국회법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폈던 정 의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믹타 국회의장단인 이르만 구스만 인도네시아 상원의장과 스티븐 패리 오스트레일리아 상원의장 등을 접견했다.

당초 의장단은 오찬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후 접견 행사로 축소하면서 의장을 제외한 기타 국 국회의장들만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정 의장을 초청대상에서 제외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당초 오찬 일정이라는 것이 확정된 것이 아니었다”면서 “대통령의 다른 일정 때문에 1시간이 넘는 오찬 일정을 소화할 수가 없어서 일정 자체가 빠졌다. 그런데 협의 과정에서 접견 자리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서 접견으로 대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반드시 참석해야할 이유는 없지만 믹타회원국 국회의장단과 청와대 대통령 접견일정은 정의화 의장실이 추진해서 만들어진 만큼 일각에서는 정 의장을 향한 정부의 불편한 심기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왔다.

정 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정 의장은 오는 6일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정 의장은 지난해 초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과 ‘국회의장 경합’에서 승리하면서 자신만의 국회운영 방식을 펼쳤다. 이에 청와대는 불만을 드러내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5 믹타(MIKTA : Mexico, Indonesia, Korea, Turkey, Australia) 국회의장 회의 개회식 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오찬 일정이 취소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께서 바쁘시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자꾸 (청와대와) 싸움 부칠려고 그러지 말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운영위 연기, 劉 ‘고립 작전’ 펼치나?

이와 더불어 국회 운영위원회가 연기된 것도 이같은 불편한 기류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와대는 김 대표에게 2일로 예정된 운영위에 출석할 수 없다고 통보했고, 이에 김 대표가 전날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와 만나 운영위 연기를 지시했다.

김 대표는 운영위 연기를 요구한 이유에 대해 “운영위를 지금 열어봐야 뻔한 소리만 나온다”면서도 “그건 유 원내대표의 역할과는 다른 차원”이라고 일부 보도를 일축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청와대와 운영위와 관련해 소통한 채널’을 묻는 질문에 “그런 건 밝힐 수 없다”면서 “이런 와중에 청와대 비서실과 불필요한 공방이 나올게 뻔하기 때문에 조금 냉각기를 갖고 사태수습이 되는 시점에 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작 운영위원장인 운영위원장인 유 원내대표가 제외된 점에 대해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사퇴 압박에도 업무 수행하고 있는 유 원내대표에 대해 ‘고립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잇따랐다. 유 원내대표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청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3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열리면서 유 원내대표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어색한 만남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이 실장은 운영위 연기가 청와대의 일방통보에 의한 것이라는 언론보도에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보도 진위에 대해) 저희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위 연기는) 새누리당 지도부의 판단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상임위 출석 여부는 여야 합의에 의한 것인데 합의가 안 돼 출석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원내대표는 운영위 전체회의를 산회하기 직전 마무리 발언을 통해 운영위 연기 논란에 대해 “경위가 어떻게 됐든 혼선이 있었던 점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유 원내대표는 아울러 “앞으로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한 합의가 지켜질 수 있게 모든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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