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엘리엇 주장과 겹쳐…법원 결정에서 인정되지 않은 주장들”

▲ 글라스루이스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 의결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뉴시스

의결권 자문기관 글라스루이스가 삼성물산 합병 안건에 대해 ‘반대’(Against) 의견을 내놓아 주목된다. 글라스루이스는 세계 2위 국제 의결관 자문업체다. 세계 1위업체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의 뒤를 잇는다.

글라스루이스는 2일 '우리는 주주들이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We recommend shareholders vote AGAINST this proposal)는 합병에 관한 문서(Proxy paper)를 통해 삼성물산이 다룰 합병 안건에 대한 반대를 권유했다.

이 문서에서 글라스루이스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이 단기에 이뤄지며 불투명하게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글라스루이스는 "KCC로의 자사주 매각은 굉장히 의문스러운 부분"이라며 "이사회가 투자자의 입장에서 광범위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기 보단 거래를 종결하는 데 주안을 두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을 언급하며 "삼성 재벌의 영향력"(Control of Samsung Chaebol)이라고 지적했다.

글라스루이스는 "이번 합병이 외부에서 확실히 보통이 아닌 강도로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비판의 주요 내용은) 이번 거래가 최대주주 일가(Lee family) 내 경영권 이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투자자들에겐 전략적·재무적으로 불리한 거래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합병 비율에 대해서는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한 조건인 데 반해 제일모직 주주에게는 유리하다며 이사회의 관점을 지지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측은 2일 "회사의 성장과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합병을 결정하고 정당하고 적법하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여러 의견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원활하게 합병을 마무리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라스 루이스의 의견은 상당 부분 엘리엇의 주장과 겹친다. 이러한 주장의 대부분이 전날 내려진 법원의 결정에서 인정되지 않았다"면서 "제일모직의 성장성이 높은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와 당사의 역량을 결합하는 것이 회사의 미래 가치 제고와 물산 주주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ISS에 이은 글라스 루이스의 합병 반대 발표가 주주들의 표심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ISS는 3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내놓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합병에서 ISS의 영향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2012년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분석에 따르면 ISS의 주총 의안 분석 가운데 의결권 행사에 반영되는 경우가 74.3%에 달했기 때문이다. [시사포커스 / 성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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