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대부분 연기금, 국가·지자체 매수…후방 지원 나섰나

▲ 우리PEF가 우리종합금융의 주식을 전량 장내 매도했다. 업계에서는 5차 민영화를 앞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우리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우리종합금융지주의 주식을 최근 전량 장내 매도했다. 업계에서는 우리PEF가 매도한 물량 대부분을 연기금과 국가·지자체 등 정부 기관이 흡수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정부가 우리은행 5차 민영화를 앞두고 후방 지원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리PEF는 우리은행과 우정사업본부 등이 출자한 사모펀드다. 우리PEF는 2007년 우리종금의 전신인 금호종금의 지분 41.42%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우리PEF는 금호종금 지분 매각을 두 차레에 걸쳐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후 우리금융지주(현 우리은행)이 금호종금을 인수함에 따라 우리종금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된 이후에도 우리PEF는 우리종금의 2대 주주 자리를 유지해 왔다.

2일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우리PEF는 보유 중인 우리종합금융 주식 631만1058주를 5월 27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5차례에 걸쳐 모두 장내 매도했다. 5월 27일에는 223만8713주를 매도했고, 28일과 29일에는 각각 53만9453주, 235만8418주를 팔았다. 지난달 2일과 5일에도 각각 48만1474주, 69만3000주를 처분했다. 매도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금액만 37억7000만원을 넘는다.

우리PEF가 우리종금 지분을 매각한 것은 5차 민영화를 대비한 행보인 것으로 보인다. PEF 투자금을 회수해 자본을 늘려 우리은행 매각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우리PEF가 내놓은 물량은 대부분 연기금과 국가·지자체가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은 5월 22일부터 10차레에 걸쳐 13억9000만원을 순매수했다. 국가·지자체는 5월 29일부터 5번에 걸쳐 21억원을 사들였다.

업계에서는 연기금이 2010년 10월 이후 단 한번도 우리종금 주식매매를 하지 않은 점, 국가·지자체도 2013년 4월 이후 거래가 없었던 점 등을 근거로 정부의 민영화 지원사격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종금 주식을 전혀 매수하지 않았던 연기금과 국가·지자체가 우리PEF 매도 물량을 대부분 흡수했다는 것은 사전에 합의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5차 민영화를 앞두고 우리은행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 시사포커스 / 성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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