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성철 회장 사전구속영장 검토 중

▲ 박성철 회장이 사기회생 등에 대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 검찰은 박 회장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뉴시스

패션 중견업체 신원그룹 박성철 회장이 수백억원대 재산을 숨겨둔 채 지인들에게 돈을 빌린 것처럼 꾸며 개인파산과 개인회생을 허위로 신청한 뒤 270여억원의 빚을 면제받은 사기회생 등에 대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채무자회생법상 사기 파산과 사기 회생은 각 10년 이상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중죄다.

검찰은 박 회장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독막로 신원그룹 본사와 계열사, 박 회장 집 등에 검사와 수사관 50여명을 보내 비자금 관련 회계장부와 내부 문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다.

국세청은 앞서 올해 초 세무조사를 통해 박 회장이 2003년 오너일가가 소유한 광고대행사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신원그룹 지주회사 (주)신원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경영권을 되찾았음에도 증여세 등을 내지 않은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지난 2008년 개인파산을 신청했다가 거부되자 2011년 부인과 아들, 지인 등 명의로 수백억원대 재산을 감춰 놓은 채 재산이 전혀 없는 것처럼 법원을 속여 개인파산·개인회생을 신청해 개인 채무 260억 중 250억원 이상을 면제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박 회장이 ‘바람잡이’ 역할로 회사 관계자 등 지인을 섭외한 다음, 돈을 빌린 것처럼 꾸민 뒤 채권자 집회에 참석시켜 채무 탕감을 의결하도록 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의 사기회생 및 조세포탈 혐의 이외에 100억원대의 회사자금 횡령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박 회장이 경영권을 되찾고 개인 채무를 탕감 받는 과정에서 정·관계에 로비를 했는지도 확인되어질 예정이다.

박 회장은 지난 1999년 ㈜신원이 경영난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지분을 모두 포기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이후 부인과 아들 등의 이름으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뒤 이 회사 명의로 ㈜신원의 지분을 재확보해 경영권을 되찾았다. 이때 양도소득세·증여세 등 포탈한 세금만 200억원에 달했고, 워크아웃 당시에는 1조원대의 채무를 조정 받아 기업을 살렸다.

▲ 한신평이 신원그룹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하면서, 올해 3월 기준 총 차입금 1692억원 중 88.2%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이라는 점을 근거로 곧 대체자금조달능력에 부담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뉴시스

◆ 핵심 브랜드 영업실적 하락 기조

박 회장이 사기 회생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업황 악화와 핵심 브랜드의 영업기반 약화에 따라 신원그룹이 존폐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원그룹의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여성복 브랜드 부문이다. 베스띠벨리와 씨, 비키 등 기존 여성복 매출액이 계속해서 감소세다. 해당 브랜드의 영업실적의 경우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신규브랜드인 이사베이, 반하트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영업실적이 4년 연속 적자 상태다.

자금유동성 위험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달 17일 한신평은 올해 3월 기준 신원의 총 차입금 1692억원 중 88.2%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이라는 점을 근거로 멀지 않은 미래에 대체자금조달능력에 부담이 생길 것으로 관측했다.

한신평은 신원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하면서 “내수부문의 매출액 대비 재고자산 수준은 35.1%로 높은 편”이라며 “해당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은 운전자본 관리나 향후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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