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것은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한국이 그동안 꼬리말처럼 붙어 다녔던 '안방 호랑이'의 꼬리표를 시원하게 떨쳐냈다.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도전 52년만에 처음으로 원정경기에서 첫 승전보를 울렸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츠방크아레나에서 열린 2006년 독일월드컵 G조 예선 토고와의 첫 경기에서 후반 이천수의 멎진 프리킥과 교체 투입된 안정환의 연속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한 이래 5번째 승리를 거뒀다. 특히 이날 토고전 승리는 한국 월드컵 출전 역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1승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장소는 홈인 한국에서 열린 대회였다. 54년 처음 월드컵 본선무대를 밞은 한국 대표팀은 헝가리에 9-0, 터키와는 7-0으로 지는 등 처음 진출한 월드컵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그후 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부터 꾸준히 월드컵 본선무대를 밞았지만 원정의 벽은 너무 높았다. 토고전 승리 이전 한국 대표팀이 본선에서 거둔 성적은 고작 4무10패, 11득점에 43실점이었다. 물론 그동안 해외무대에서 이길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때는 불가리아를 상대로 장대비속에서 아쉬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94년 미국월드컵때는 약체 볼리비아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여러차례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하고 '문전처리 미숙'이라는 고질적인 숙제만 남겼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예선 첫 경기에서 멕시코에게 '왼발의 달인' 하석주가 프리킥으로 선취골을 성공시켜 승리를 눈앞에 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연속 3골을 허용하며 아쉬운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러한 시련끝에 한국은 결국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감격의 첫 승을 이뤘다. 한국 축구사에 월드컵 역사를 다시 쓰게 됐다. 이제 한국 대표팀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원정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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