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예방해야” 지적

▲ 한국 경제가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한국 경제가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발표한 '한일 구조적 소비부진의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소비의 성장기여도가 하락하고, 통화가치 상승에 따른 해외직접투자 증가로 투자의 고용창출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1980년 일본이 구조적 소비부진에 따른 저성장 지속현상이 최근 한국에서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이 1980년대 이후 소비의 성장기여도가 2%포인트대로 하락했고 2000년대 들어 0%포인트대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설명하며. 최근 한국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1960년대 6.3%포인트에서 1990년대 3.7%포인트로 대폭 감소한데 이어 최근에는 1.8%포인트까지 하락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구조적 소비부진 이유로 △통화가치 상승 △해외직접투자 증가에 따른 투자의 고용창출력 약화 △노동소득분배율 약화 △디플레 심리 확산 △고령화 확산 등을 꼽았다.

통화가치가 오르면서 국내투자보다 해외직접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2년~2014년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6.4% 가량 상승했다. 이 기간 해외직접투자도 360억달러대로 크게 증가했다.

해외투자 증가로 국내투자가 감소하면서 고용지표도 부진했다. 일본이 1980년대 이후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상승세인 것과 같이 우리나라도 2012년 이전 2%대였던 실업률이 2014년 3.2%대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일본의 실질임금상승률은 1970년대 4.5%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00년대 -0.4%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한국도 30인 이상 사업체 연평균 실질임금상승률이 1994년~1997년 6.0%에서 2000년~2014년 2.6%로 크게 하락했다.

경상수지 흑자 속에도 재정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점도 일본과 닮은꼴이다. 외환위기 이후 연평균 267억4000만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 11.9%였던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부채 비중은 2014년 35.1%로 증가했다.

이밖에 일본은 1980년대 이후부터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감소가 시작된 것처럼 한국도 2010년 이후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재정의 경기 조절 기능을 강화해 중장기 재정 악화를 예방해야 한다"며 "환율 안정화 대책 추진, 연구개발(R&D) 세제 확충 등으로 국내 투자 유인 강화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여성인력 활용도를 높여 인구구조 변화로 생길 수 있는 소비의 구조적 부진 현상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사포커스 / 성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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