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협상안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발표 직후 예금 인출 인파 몰려

▲ 그리스 총리가 구제금융 협상안을 내달 5일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발표 후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고객들이 몰리며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사태) 위기가 고조됐다. ⓒ뉴시스

그리스 총리가 구제금융 협상안을 내달 5일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발표 후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고객들이 몰리며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사태) 위기가 고조됐다.

그리스 일간 프로토테마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새벽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공영방송 ERT를 통해 생중계로 발표한 직후 돈을 찾으려는 시민들이 ATM 앞에 길게 줄을 지었다. 심지어 일부 ATM에서는 이날 오전 현금이 바닥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은 “ATM에서 찾을 수 있는 한도만큼 인출하려고 나왔다”며 “치프라스 총리의 결정에 매우 불만이다, 모든 정치인들은 이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알파은행은 전날 밤부터 인터넷뱅킹을 중단하고, 기술적 문제를 언급하며 29일 월요일 오전에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리스 시중은행들이 29일 영업을 개시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으며,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예금 인출 중단 등 자본통제안을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이 그리스 국민에게 참을 수 없는 부담이 될 제안을 해왔다”며 “이제 국민이 그리스의 미래와 관련해 역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리스 다수 여론은 채권단의 제안을 수용하고 유로존에 남아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국민투표를 부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인 현실이다.

메가TV가 지난 16일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가 유로존 잔류를 원했으며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긴축을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은 35.4%로 나타났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이 제시한 120억 유로(약 13조4천억원)를 지원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 5개월 연장안은 정부부채만 증가시키고 연말에 더 가혹한 각서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거부한 바 있다. [시사포커스 /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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