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냐 회복이냐? 헛갈리는 경기 예측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피로도가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1월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중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증가하며 8개월 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증가폭은 전달의 10.9%에 비해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반도체 생산 급증이 한국 경제의 버팀목 그나마 생산이 증가할 수 있었던 것도 반도체 생산이 급증했기 때문. 1월중 반도체는 53.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체 생산에서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2.1% 감소할 정도로 반도체 비중이 막강했다. 반도체와 함께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자동차 생산은 내수 부진에다 조업일수가 줄면서 9.2% 감소했다. 생산이 증가하면서 평균가동률도 전달보다 0.1%p 오른 80.5%를 기록했다. 1월중 출하는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다시 감소세로 반전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출 출하는 17.7%의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내수 출하는 설 특수에도 불구하고 3.1% 하락했다. 1월중 도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줄며 11개월 감소세를 지속했다. 도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자동차 판매가 29.4%나 크게 감소한 데다 조류독감과 광우병 파동으로 육류가 29.5% 감소했기 때문. 한편에서는 도소매판매가 전달에 비해서는 1.8% 증가해,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소비 개선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도소매판매가 전달에 비해 증가한 것은 설 명절 때문이라며, 긍정적인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다. '경기회복이 지연될 가능성 짙다!' 1월중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감소하며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국내 건설수주가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특히 민간부문 수주는 지난 2000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해 주택경기 위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증가하며 6개월 째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상승국면임을 보여줬다. 또한 6~7개월 뒤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역시 전월에 비해 0.3%p 늘며 7개월째 오름세를 기록했지만 상승폭은 둔화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설 명절로 조업일수가 이틀 이상 줄었지만 수출 호조로 생산 증가세가 지속됐다"며 "전체적으로 지표들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수출이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것이 확인됐지만 피로도가 커지고 있어 경기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는 상승기조를 이어갔으나 힘이 떨어져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며 "수출의 내수견인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전달보다 0.2p 증가하면서 6개월 째 상승세를 이어갔고,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전달보다 0.3%p 증가하며 8개월 째 상승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상승폭은 3개월 째 둔화되고 있다. 선행지수의 경우 지난해 11월 0.7%p 상승에서 12월에는 0.5%p 상승, 올해 1월에는 0.3%p 상승으로 상승폭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조는 살아있지만 경기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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