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여성들, 대량 해고사태 직면

파출부, 보모 등 저소득층 여성들이 종사하는 직종에서 대량 해고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 정도로 어려운 처지지만 직장에서 쉽게 해고되는 데다, 정부나 복지단체의 지원 등의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파출부, 보모, 세탁부 등이 포함된 가사서비스업 취업자는 모두 19만2000명으로, 전년의 21만5000명보다 2만3000명(10.7%)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업종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전체 취업자 감소수 3만명의 76.7%에 달하는 수치다. 즉 저소득층 여성이 주로 일하는 직종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대량 해고가 있었던 것이다. 가사서비스업의 취업자 감소 현상은 올해 들어서도 지속돼 지난해 12월 16만6000명이던 취업자가 지난 1월 15만7000명으로 9000명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가사서비스업 종사자수는 지난 2000년 18만6000명이던 것이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2002년과 2001년 각각 20만6000명, 21만5000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기가 나빠지면서 감소세로 돌아서 2003년 19만2000명, 올해 1월 15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들 직종 종사자는 모아놓은 돈이 없는 경우가 많아 실직이 곧바로 생계를 위협할 정도의 빈곤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비교적 해고가 쉬운 가사서비스업과 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주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일자리를 잃은 저소득층 여성들과 가족들을 위한 각종 복지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업종별 취업자 감소 현황을 보면 가사서비스업 외에도 저소득층이나 여성들이 많이 취업해 있는 운수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에서 많은 실직자가 발생했다. 운수업의 경우 지난해 취업자수가 4.9% 감소해 가사서비스업 다음으로 많았으며, 극심한 내수부진을 겪었던 도·소매업도 3.0% 감소했다. 또한 음식·숙박업에서 일하던 취업자수도 연평균 585만명으로 1년 사이에 14만6000명(1.3%)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음식·숙박업 실직자 중 대부분이 음식점 등에 나가 돈을 벌던 여성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교육서비스업은 가계들이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를 늘리는 바람에 취업자가 크게 늘어 대조를 보였다. 공·사립학교 교원과 학원 등 사교육 부문을 포괄하는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는 지난해 148만4000명으로 전년의 133만5000명보다 11.2%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00년의 119만명에 비해 3년 사이에 30만명 가량 늘어난 것이다. 교육서비스업의 취업자 증가율을 보면 2001년 3.8%, 2002년 8.0%, 2003년 11.2%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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