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12일 연구결과 발표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미국의 일부 시장금리가 정책금리에 이어 한국보다 높아졌지만 이에 따른 급격한 자금 유출로 지난 97년과 같은 금융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이날 정보사이트 'SERI CEO'에 게재한 '한미 시장금리 역전, 원인과 전망' 보고서에서 "작년 8월 미국의 정책금리가 한국 콜금리를 추월한 이후에도 최근까지 시장금리는 한국이 높았지만 지난달 이후 5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한국의 국고채 금리를 웃돌면서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실제로 국가간 금리차를 이용한 국제자금 이동이 빈번하고 단기간 대규모 자금이 유.출입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국내에 유입된 자금의 성격과 환율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우리나라에서 국내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외환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재 한국에 유입된 국제자금은 대부분 주식시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한국 증시의 성장 가능성이 선진국이나 여타 신흥시장에 비해 높다는 판단만 유지되면 한미 시장금리 역전만으로 이들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향후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제 자금 입장에선 낮은 금리로 발생하는 손실을 환율 변동으로 만회할 기회까지 남아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만 지난 2004년 11∼12월 일시적으로 양국의 시장금리가 역전됐을 당시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현저히 감소한 경험으로 미뤄 앞으로 해외자금이 증시에서 급격히 빠지지는 않더라도 유입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또 전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중장기적으로 각국의 명목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과 정책금리, 향후 물가 전망 등을 반영하는만큼 한미 시장금리 역전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약세에 따른 미국 수입 물가 상승, 물가 부담으로 인한 미국의 추가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한국의 하반기 경기 둔화 가능성 등 한미간 시장금리의 격차를 유지할 요소가 많다는 설명이다. 전 연구원은 "그러나 기업들이 이같은 금리 역전에 반응해 당장 해외차입을 국내차입으로 전환하는 등 단기적 대응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환비용과 환율위험 등을 감안하면 양국의 금리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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