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모펀드·분할매각하면 전면 투쟁”

▲ 영국 테스코사가 홈플러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노조가 분할매각 또는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에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사가 홈플러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노조가 분할매각 또는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에 적극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투기자본인 사모펀드로 매각될 경우 단기 수익성을 위한 구조조정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17일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서울 영등포동 소재 금영빌딩의 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매각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과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홈플러스 매각이 이뤄지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매각을 하게 된다면 한국의 홈플러스 임직원들에게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 양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상식이고 도리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의 언론보도와 현장제보, 업계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영국 테스코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비밀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만약 홈플러스 경영진이 테스코본사의 비밀매각추진을 정말 모른다면 이는 무능력한 것이고 알고도 모른 체 한 것이라면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 매각주관사가 선정됐다는 정황까지 나오는 상황인데도 경영진은 ‘아는바가 전혀 없다’라고 말하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대기업 위상에 걸맞게 매각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라“고 덧붙였다.

또 분할매각과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현재 홈플러스의 유력한 인수주체로 거론되고 있는 업체가 기업의 유지와 지속성장 보다는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인 KKR, MBK등 사모펀드들인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노조는 “사모펀드에 인수된 기업들의 경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 분할매각, 시세차익을 위한 재매각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에 따라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기업은 존립과 지속성장에 위협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조는 “테스코는 매각 전 불법적인 경영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을 진행하고 매각과정에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만약 분할매각 또는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이 시도된다면 저지하기 위해 홈플러스 전체 직원들과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고 노동단체·시민사회단체·정당·소비자와 연대해 전면적인 사회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홈플러스 노조는 앞서 2013년 4월 설립된 이후 계속해서 사측과의 갈등을 반복해 왔다. 특히 홈플러스가 비정규직 직원들과 ‘쩜오(0.5) 계약’을 체결했던 정황이 들어나면서 갈등은 확산됐다.

쩜오 계약이란 근무 시간을 30분 단위로 해서 계약을 맺는 것을 일컫는다. 예컨대 4시간 30분 또는 7시간 30분 등으로 근무시간을 정한다.

홈플러스 노사는 총파업 직전 간신히 합의점을 찾았지만 지난해 또 다시 ‘생활임금’ 문제로 갈등이 불거져 나왔다.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측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후 노조가 파업을 주도하는 등 몇 개월 간의 노사 대치 끝에 결국 사측과 노조가 ‘2014년 임금협약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일단락 됐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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