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철회 아니다”…업계에선 “글쎄”

▲ 16일 국토교통부는 올 상반기 우리은행을 통해 3000가구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나설 예정이었던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 사진 : 홍금표 기자

‘로또대출’로 불리며 큰 관심을 받았던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의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16일 국토교통부는 올 상반기 우리은행을 통해 3000가구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나설 예정이었던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은 초저리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고 향후 집값 변동의 수익을 은행과 공유하는 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2013년 10월 국민주택기금을 재원으로 출시된 공유형 모기지의 대출 대상과 조건을 완화한 것이다.

기존 국민주택기금의 공유형 모기지는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에 무주택자만 받을 수 있는 등 요건이 까다로웠다. 하지만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은 연소득 제한이 없다. 무주택자뿐 아니라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1주택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게다가 공시가격이 9억원 이하인 전용면적 102㎡이하인 주택을 살 때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정부가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실상 부자들의 고가주택 구입까지 지원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변동금리를 채택한 것도 논란거리였다.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은 코픽스에서 일정금리를 차감하는 변동금리 방식을 택했다. 국토부는 대략 1%대 초반의 금리를 구상했다. 이 과정에서 고정금리를 권고하고 있는 금융위원회의 방침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국토부는 3~4월 중 출시하겠다는 계획에서 상반기 안에 출시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지만, 이날 시장 상황이 바뀔 때까지 연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전문가들은 출시 연기의 이유로 주택시장 회복세와 기준금리 인하를 꼽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은 금리를 1% 초반까지 낮춰 부동산시장의 매수세를 끌어올리기 위한 충격요법이었다”며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넘어 확장기로 가는 상황에서 정부도 당장의 충격요법은 필요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1.5%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12월 3.33% 수준이었던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 4월 기준 2.81%까지 떨어졌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상품 출시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주택시장이 회복되면서 공유형 모기지를 내놔야할 필요성이 줄었다”며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도 있어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출시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을 철회한 것은 아니다”며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여건이 바뀌면 출시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선 사실상 이 상품의 출시가 철회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시사포커스 / 성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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