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으로 완전자본잠식에 국내실적도 악화

▲ CJ푸드빌은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그나마 국내사업 실적이 유일한 희망으로 남아 있었지만 올해 1분기 이 마저 악화되면서 CJ푸드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CJ푸드빌

CJ푸드빌이 마지막 자존심이자 자금줄이던 국내사업부분 수익부문 실적을 결국 지켜내지 못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푸드빌은 모회사 CJ의 분기보고서에서 국내실적이 크게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CJ푸드빌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의 경우 28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7%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88.2%나 떨어진 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CJ푸드빌이 그나마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 실적을 소폭 개선하며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국내사업부분에서의 실적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CJ푸드빌은 지난해 최초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지만 그나마 국내실적이 ‘믿을 구석’으로 남아있어 숨통을 트여줬었다.

하지만 최근 메르스 사태 등으로 인한 업황 침체로 국내실적을 만회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CJ푸드빌이 해외부분 사업에서도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할 경우를 가정하면 완전자본잠식상태에서 단기간에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는 상장사의 경우 상장이 폐지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비록 CJ푸드빌의 경우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상장폐지와는 상관이 없다고 하더라도 기업신용도 면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신용도가 떨어지게 되면 향후 은행권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에 제한이 걸릴 수 있다.

◆ 설립 14년차, 완전자본잠식 상태

15일 CJ푸드빌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본총계가 -145억6701만원으로 설립 14년 만에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완전자본잠식상태란 적자가 쌓이면서 기업 내 잉여금뿐만 아니라 당초 납입자본금까지 모두 갉아먹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접어드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CJ푸드빌의 납입자본금은 729억원인데 비해 이익 잉여금이 -988억원이나 돼 결국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앞서 2013년 CJ그룹은 CJ푸드빌의 부분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위해 보통주 2.65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실시했음에도 2년 만에 결국 완전자본잠식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CJ푸드빌이 완전자본잠식이라는 국면까지 맞은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해외사업 투자’를 원인으로 꼽는 시각이 많았다. 실제 CJ푸드빌은 그간 ‘자금줄’인 국내사업 수익을 이용해 공격적으로 해외투자에 집중해왔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자회사에서 총 171억99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유일하게 미국법인 뚜레쥬르인터내셔날만 1억8000만원의 수익을 냈을 뿐 일본과 베트남, 중국, 싱가폴 법인 등 7개의 자회사는 모두 적자흐름을 이어갔다. 중국법인 CJ베이징베이커리가 44억19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손실을 냈고, 이어 미국법인인 CJ푸드빌USA가 33억3000만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 2012년 개별기준 CJ푸드빌의 영업이익 63억6500만원을 기록했지만 해외 실적을 포함한 연결기준 실적은 37억8400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개별실적 마저도 124억42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연결기준도 348억4700만원으로 당연히 적자를 면치 못했다.

부채피율의 증가 또한 만만찮다. 연결기준 CJ푸드빌의 부채비율은 2009년 320.9%에서 2012년 892%까지 늘었고, 자본금이 줄기 시작한 2013년에는 1만2261%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악재 잇따라

CJ푸드빌은 지난 2000년 6월 설립됐다. 그해 말 기준 납입자본금이 175억 원에 이익잉여금 등 5억 원으로 자본총계가 180억 원이었다. 이후 순탄하게 실적을 유지해오던 CJ푸드빌은 2008년 들어 최초 부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에 CJ푸드빌은 여러번의 증자를 통해 납입자본금을 2008년 640억 원으로 높였지만 같은 해 결손금 34억 원을 찍으며 자본총계가 612억 원으로 납입자본금 보다 적은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이후 2009년에는 이익잉여금 3억 원을 기록하며 다시 부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이후 CJ푸드빌은 계속해서 실적 난항을 겪었다. 2010년 이익잉여금이 -216억 원을 기록했고 2011년 -491억 원, 2012년 -653억 원, 2013년 -803억 원으로 3년 새 4배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그에 비해 같은 기간 대비 납입자본금은 722억 원에서 729억 원으로 7억 원 증가에 그쳤다.

CJ푸드빌의 대표 브랜드 격인 뚜레주르와 빕스, 차이나팩토리, 계절밥상 등이 대부분 ‘중소기업적합업종’에 걸려 있다는 것도 향후 국내부문 실적 만회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뚜레주르의 경우 대기업 빵집은 연 2% 이상 출점 할 수 없다는 점, 빕스와 차이나팩토리, 계절밥상 등 대기업 음식점의 경우 역시 지하철역 반경 100m 이내에만 출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를 받는다. [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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