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장질환 환자 현재까지 없다”

▲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국내에서 유행하는 메르스의 임상 양상을 분석한 결과 무증상 환자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 / 홍금표 기자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들 가운데는 아무 증상을 보이지 않은 감염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방역당국은 환자와 접촉한 감염 의심자를 대상으로 고열이나 기침,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을 시 격리 조치를 취한 후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고대구로병원 교수)은 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정례 브리핑에서 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유행하는 메르스의 임상 양상을 분석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 10명 중 9명(89.6%)은 발열 증세를, 3명 중 1명(34.4%)은 기침 증세를 보였다.

이어 객담(가래)과 근육통이 각각 13명(22.4%), 호흡곤란(18.9%), 두통(13.9%), 설사(10.3%) 등의 순으로 빈번했다. 아무 증상을 보이지 않은 환자도 1명 있었다.

김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초기에는 중증이 다수를 차지하다 환자가 늘면서 경증 내지 일부 무증상 사례도 나타났다”며 “앞으로 추이를 좀 더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무증상 환자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왔지만 타인에게 전파하는 활동성 병원균으로는 번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밖에 환자 56명에 대한 흉부 X선 촬영 결과 절반 이상인 29명이 폐렴 증상을 보였다.

환자들이 가지고 있던 기저질환 가운데에는 고혈압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당뇨병(8명)과 암(7명), 만성폐질환(6명), 만성간질환(5명), 심장질환(5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는 21명이었다.

김 교수는 “사우디는 만성신부전 환자가 상당수 있었고 이들 환자가 중증으로 가는 사례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는 만성신장질환 환자가 현재까지 없다”며 “이것이 사우디보다 치명률이 낮은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와 함께 환자들 가운데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증상이 심한 환자는 16.6%였으며, 12%는 인공호흡기를 장착했다.

치료와 관련해서는 환자들 상당수가 인터페론(44.2%), 리바비린(48.0%), 로피나비르(25.0%)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약받았고, 절반 이상(55.7%)이 항균제 치료를 받았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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