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총 규모 1100조원 넘은 듯…기준금리 향방 주목

▲ 4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pixabay

4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통계에 따르면, 4월 한 달 동안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000억 원이다. 이는 전달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폭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2003년 10월 이래 처음이다. 직전 최대 증가액은 부동산금융규제(LTV·DTI)를 완화한 직후인 지난해 10월의 7조8000억 원이었다.

신병곤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에 판매신용을 더한 전체 가계 빚(가계신용)은 올 3월 말 1099조3000억원을 기록했는데 4월 가계대출이 10조원가량 추가되면서 가계 빚 총액은 1100조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중은행을 비롯해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 우체국에서 취급한 대출을 합산한 수치다. 대신 카드사나 캐피탈에서 취급한 신용카드 대금과 할부금(판매신용)은 빠져있다.

대출 종류별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8조 원이 늘어 전체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기타대출은 2조1000억 원 늘었다. 취급기관별로는 은행대출이 8조7000억 원으로 증가액의 90%가량을 차지했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 증가액은 1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4월 한 달간 6조 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은 같은 기간 3조4000억 원이 늘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부채는 1099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1조6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현재 110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 초점은 오는 11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의 입에 맞춰진다. 기준금리를 올리자니 메르스로 인해 한층 위태로워진 경기가 신경 쓰이고, 기준금리를 내리자니 최초로 월 증가액 10조를 돌파한 가계빚이 신경 쓰이는 형국이 된 것.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명목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가계부채는 금융당국이 맡아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자만 내는 대출, 원리금을 같이 내는 대출에 대해 LTV·DTI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에선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성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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