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와 ‘살인의 추억’ 등을 제작한 차승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55)가 수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4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차승재 교수 및 A사단법인 대표 등 4명에 대해 국고보조금 3억 5천만 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알렸다.

A법인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사업으로 35억 원가량을 지원 받았다.

차교수는 카메라, 편집기 등 중고 교육 장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물품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차액, 3억 5천만 원 상당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차 교수 측은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구매비 차액은 이미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차 교수를 불구속 기소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또한 수사과정에서 차 교수가 출금금지처분을 받았으나 지난 4월 차 교수가 사업차 중국 출장을 위해 현직 국회의원의 신원보증을 받아 출국금지 해제를 요청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차 교수의 신원보증을 섰던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었고, 차교수는 진 의원의 보증으로 수사 도중 중국에 출국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차 교수의 출장이 국익을 위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진 의원이 신원보증을 서 출금금지를 해제를 결정한 것이며, 차 교수가 중국에 다녀와 정해진 날에 조사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신원보증과 관련해 진 의원 보좌관은 “의원실에는 종종 신원보증 민원이 들어오므로 (이번 출금 해제 신원보증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복수의 경찰 관계자들은 국회의원이 신원보증까지 서면서 출국 금지가 해제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 측은 현재 차 교수가 범행 일부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추가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사 포커스 / 장영혜 기자]